중국이 오는 9월3일 항일전쟁 및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열병식을 열기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우선 이번 행사가 국경절(10월1일)이 아닌 때에 진행되는 첫 열병식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통상 중국의 열병식은 국경절에 맞춰 이뤄졌다. 국경절도 아닌데 열병식을 열기로 한 것은 이 날이 중국인민항일전쟁승리기념일이기 때문이다. 열병식이 사실상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7일 “이번 열병식은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에 대해 갈수록 제멋대로 행동하는 일본에 겁을 줘 두려움에 떨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열병식을 통해 전후 질서 변경을 추진하는 일본의 도전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 정상들을 초청하는 것도 이례적 일이다. 이번 열병식은 외국정상들이 참석하는 중국의 첫 열병식이 될 전망이다. 이는 국제 반파시스트 통일 전선을 형성, 일본을 더욱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함께 높아진 중국의 군사적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열병식엔 젠(殲)-20, 젠-31, 윈(運)-20 등 최신예 전략 전투기와 수송기, 신형 미사일 등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권력 장악을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시 황제’로 등극하는 대관식이 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그 동안 반(反)부패 투쟁을 내세워 정적들을 제거함으로써 사실상 1인 지배 체제를 굳혔다. 이번 열병식이 시 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열병식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번 열병식은 인민들의 신뢰감을 응축하고 자신감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부패분자들을 향해서는 ‘해방군의 칼자루는 당과 인민의 수중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공화국의 날 기념 열병식에 참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공조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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