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작년 전당대회서 徐 전폭 지지… 친박 일부선 李 지원 움직임
徐측 "각자 판단 따라야" 선택 유보… 향후 행보 따라 승패 변수 될 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의 선택이다. 이주영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지원설이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서 최고위원이 평소 유승민 의원을 높이 평가해온데다 지난해 7ㆍ14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 점화하기 전까지는 서 최고위원이 유 의원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전당대회 당시 대구 출신인 유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 속에서도 서 최고위원의 대구ㆍ경북(TK)지역 표밭을 앞장서 일궜고, 서 최고위원이 ‘정치적 신의’를 중시한다는 점 때문이다. 서 최고위원 주변에선 평소에도 유 의원의 정책능력과 정치감각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로 서 최고위원은 18대 국회 당시 유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원외신분이면서도 자신의 조직을 풀가동해 유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당내에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물러나 당으로 돌아가는 이주영 의원을 극찬한 뒤 ‘박심’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왔고, 실제 친박계의 지원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소장파인 유 의원보다 해수부 장관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궤를 맞춰 온 이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 더 적합하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적극 표명해온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이 사실상 이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 역시 친박계의 의중이 이 후보 쪽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직간접적으로 이 의원이 친박계의 대표선수가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서 최고위원이 유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설 자체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친박계 초선의원은 “몇몇이 이 의원을 지지한다고 해서 이를 친박계 전체의 움직임으로 보는 건 오판”이라며 “나처럼 유 의원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의원도 많다”고 말했다. 영남 출신 한 중도파 의원은 “최근 여론의 흐름상 ‘박심’을 따랐다가 혹시 결과가 달리 나오면 내년 총선은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당내 기류에 대해 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 각자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서 최고위원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할 때 그가 유 의원을 지지할 경우 친박계의 응집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 이 의원과 유 의원 모두 적극적인 구애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래저래 서 최고위원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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