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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 법칙' 통할까… 해외 공략하는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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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 법칙' 통할까… 해외 공략하는 KT

입력
2015.0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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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 취임 1주년 맞아

광화문 새 사옥으로 입주

"중소기업들과 각종 사업 융합해

함께 세계 진출이 첫째 목표"

에너지ㆍ재난망 등 5대 신사업 육성

2016년 2조원 매출 청사진

황창규 KT 회장은 속도전에 강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사장 시절 발표한 ‘황의 법칙’이다. 황 회장은 2002년 국제반도체학술회의에서 “반도체의 저장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발표했는데, 이후 그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저장용량은 18개월 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인텔 공동설립자 고든 무어의 무어 법칙을 6개월 이상 앞당기며 새 법칙을 만들었다.

지난해 황 회장이 KT 수장을 맡으면서 ‘황의 법칙’이 통신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도전을 받고 있다.

26일 취임 1주년을 맞은 황 회장은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화문 새사옥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통해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KT는 기존 광화문 사옥 뒤에 지상 25층, 지하 6층 규모의 신사옥을 완공하고 입주식을 가졌다.

황 회장의 올해 최대 목표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그는 “통신에 각종 사업을 융합해 중소기업들과 함께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통신과 결합한 에너지, 건강관리, 국가재난안전망 등의 보안, 미디어 콘텐츠,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조만간 스마트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해외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미래융합사업과 해외사업에서 2016년 2조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통신시장 해외진출에 황의 법칙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이다. 반도체는 시작부터 철저하게 세계 시장을 지향했던 반면 통신은 전통적으로 내수산업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통신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 세계 각국은 높은 진입 장벽을 쌓고 있다. 결국 이를 뛰어넘는 것이 황의 법칙 두번째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에서는 황의 법칙이 성공적 결과를 보여줬다. 시간 단축을 중요시하는 황의 법칙이 빠른 데이터 속도에 목숨을 거는 통신 분야와 일맥상통한다. 황 회장이 지난해 내건 과제는 기가인터넷이다.

기가인터넷은 초당 100메가(Mbps)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존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빠르다. 이는 곧 유선에 강점을 가진 KT의 특징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전략으로, 정체에 빠진 유선통신 시장의 돌파구가 됐다. 황 회장은 “지난해 10월 상용화한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조만간 2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며 “유선 기반의 인터넷TV 가입자도 지난해 말 기준 585만명으로 1위”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대 난제였던 구조조정도 지난해 약 8,000명의 인력 감소로 마무리돼 몸집을 가볍게 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출혈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 분야가 KT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황 회장도 이를 의식해 “휴대폰 보조금과 관련해 판이 바뀌어야 한다”며 “기술과 서비스 경쟁으로 통신시장의 틀을 흔들겠다”고 다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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