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지역에서 경찰과 이슬람 반군이 교전이 벌어져 적어도 55명이 사망했다. 이로써 지난해 맺은 필리핀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정이 다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ABS-CBN방송과 교도통신은 26일 관리들의 말을 인용, 남부 마긴다나오 지역에서 전날 경찰과 이슬람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충돌해 경찰 49명과 MILF 반군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경찰이 단일 작전을 수행하면서 이처럼 많은 인명피해를 낸 것은 처음이다. 교전 현장에서는 시신 수습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충돌은 경찰이 테러 용의자로 수배 중인 이슬람 간부 1명을 체포하려고 이슬람 지역에 진입했다가 반군이 기습 반격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테러 용의자는 MILF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반발해 조직에서 이탈한 ‘방사모로자유전사단(BIFF)’ 소속으로 밝혀졌다. MILF는 경찰이 해당 지역 진입에 앞서 승인을 받으라는 사전 통보를 무시하고 담당 지역으로 진입하자 공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측통들은 이와 관련해 필리핀 정부와 MILF가 체결한 평화협정이 와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상원 상임위원회는 실제로 양측의 평화협정에 따라 남부지역에 이슬람 자치지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방사모르 기본법안’ 심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양측은 지난해 3월 약 40년 분쟁에 종지부를 찍은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남부 민다나오 일대에 이슬람 자치지역을 신설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