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鄭 장관 굳이 이 시점에…" 야 "서민증세의 또 다른 꼼수"
여야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 추진 의사를 밝히자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으로 인해 성난 민심을 의식한 조치다.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의 관련법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은 26일 정 장관의 주민세ㆍ자동차세 인상 의견을 ‘돌출발언’으로 규정하며 비판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하거나 언론에 노출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에 당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줄 것을 다시 한번 주문드린다”며 정 장관을 노골적으로 질타했다.
국회 안전행정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도 야당 설득과 대국민 홍보가 선행되지 않는 한 2월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다루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행위 소속 한 초선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정 장관의 정무감각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그간 세수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지방세제 개편안 처리를 공언했던 터라 ‘말 바꾸기’란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지난 연말 정기국회에서 정부가 담뱃값과 주민세ㆍ자동차세 인상을 패키지로 밀어붙일 때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췄었다.
야권은 “서민증세의 또 다른 꼼수”라며 강력 반발했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연말정산 세금폭탄으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 국민에게 세금폭탄을 투하하겠다는 정 장관의 안일한 인식과 태도에 국민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며 정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행정자치부는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자 “지자체의 강한 요구와 국회의 협조가 없는 이상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물러났다. 국회 안행위 관계자는 “연말정산까지 소급해주는 마당에 여야 어느 쪽도 주민세ㆍ자동차세 인상 총대를 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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