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 인터퍼시픽 컨소시엄, 공모 조건 이행 못해 결국 사업 포기
20년 넘게 끌어오던 충남 태안군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결국 좌초됐다.
박정주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안면도관광지 개발 우선협상자인 인터퍼시픽컨소시엄에서 사업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우선협상자가 당초 개발계획과 전면 배치되는 변경요구를 해 수용불가 입장을 통보했다”며 “지난 12일자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개발방식과 사업자 공모 조건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좌초한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은 1991년 안면도 일원을 관광지로 지정하고, 이듬해 조성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단계부터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도는 1997년부터 2001년 6월까지 추진하던 직접 및 공영개발이 무산되자 2002년 국제꽃박람회를 대비해 지구별 분할개발을 시도했다. 꽃박람회 이후 2003년 아랍계 알나스르사가 개발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으나 투자지연과 투자 이행금 미납으로 해지된 바 있다.
이후 2006년 12월 공모를 통해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탈락업체의 소송으로 사업추진이 지연됐다.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2013년 말 승인고시된 ‘안면도관광지(꽃지지구) 조성계획 변경(안)’을 토대로 안면도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 200실 규모의 6성급 호텔, 콘도 1,258실, 테마파크 등 전통적인 관광시설과 병원 및 아카데미하우스 등을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유지 매각을 위한 계약체결 절차를 남겨둔 상황에서 컨소시엄 측은 지난해 7월 골프장, 콘도 조성을 주 내용으로 하는 1단계 사업만 추진하고 2, 3단계 사업은 포기하겠다고 충남도에 밝혔다. 또한 원형으로 보존하는 지역은 매매대상에서 제외하고 이행보증금은 공사이행보증서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전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컨소시엄측이 1, 2, 3단계 일괄(종합)개발, 관광지 편입토지 매각(매입), 투자 이행보증금 2,000억원 제출 등 당초 공모 조건을 사실상 이행할 수 없다는 뜻으로 판단했다.
박 국장은 “법률검토를 통해 중요한 개발방식의 변경은 재량권의 일탈 남용, 특혜 시비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 내고 수용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영개발과 민간투자 개발 방식 모두 실패했다”며 “중국 관광객 등 외부 수요와 외국투자자본, 주민의 여망, 안면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감안해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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