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경기까지 뛰어 볼까요”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700경기까지 늘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지는 26일 전훈지인 태국 방콕에서 훈련을 마친 뒤 “우리 아들들에게 내가 골 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 뒤 은퇴를 했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있었다”며 “아직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최고령 출전 기록도 기쁘지만, K리그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700경기 출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후배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2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한 김병지는 올해 프로 24년 차를 맞았다. 현재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레버쿠젠), 김진수(호펜하임)가 태어난 해가 1992년이다. 올 시즌 전남 지휘봉을 잡은 노상래 감독, 그를 보좌하는 김태영 수석코치는 김병지와 1970년생 동갑내기다. ‘선수 김병지’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병지는 지난해 11월22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출전해 신의손(전 성남 일화)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경기 수는 통산 679경기로 이 역시 K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며, 올 시즌 김병지가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계속 늘어난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풀 타임 소화해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데뷔 이래 몸무게 78㎏를 유지하고 술과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큰 원동력이 됐다.
김병지는 이제 21경기를 더 뛰면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앞으로 2년 동안은 자신있다”는 그는 “후배 이종호가 ‘병지 삼촌, 700경기가 아니라 777경기까지 뛰고 은퇴하세요’라고 말하더라. 정말 777경기까지 뛰어볼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려한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축구를 하는 세 아들 태백(17), 산(14), 태산(9)에게는 자신만의 축구 인생을 만들라고 당부했다.
“아들들에게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합니다. 나 때문에 부담감을 느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쳐요.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같은 선수가 되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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