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진흥원 관리 260여 마리만
‘똥돼지’로 불리는 제주흑돼지가 문화재로 거듭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26일 제주흑돼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중국 고대 사서인 삼국지의 위서 동이전 등에 기록된 제주 풍습을 통해 흑돼지가 제주의 전통종임을 알 수 있다”며 “육지와 격리된 제주의 특성상 제주흑돼지는 고유의 유전자 특성을 간직한 채 오랜 시간 제주 지역의 생활, 민속, 의식주, 신앙 등에 깊숙이 스며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제주에서 사육 중인 모든 흑돼지가 천연기념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 제주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에서 사육 중인 260여 마리로 한정한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신동렬 사무관은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흑돼지는 일제강점기와 산업화기간에 외국 개량종과의 교잡으로 탄생한 품종”이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 한 제주흑돼지는 1986년부터 제주 축산진흥원이 혈통ㆍ질병ㆍ번식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순수 재래종”이라고 밝혔다.
제주축산진흥원의 홍상표 연구원은 “토종 제주흑돼지는 육지 재래돼지와 유전자 특성은 물론 외관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며 “토종 제주흑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 위기에 처한 만큼 종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 중 제주흑돼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