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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후계구도 꼬이네 고민 깊은 한동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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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후계구도 꼬이네 고민 깊은 한동우 회장

입력
2015.0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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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행장 투병으로 승계구도 차질

위성호ㆍ이성락ㆍ조용병ㆍ김형진 등 물망

최방길ㆍ권점주 등 OB 부활 전망도

"회장 수업기간 부족" 판단 땐

한 회장이 1년 한시 연임할 수도

신한금융지주의 후계구도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견고해 보였던 ‘한동우 지주 회장-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콤비 구도가 새해 들어 갑작스레 불거진 서 행장의 와병으로 순식간에 복잡하게 꼬여버리면서다. 신한 내부에선 벌써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잠룡들이 물밑 각개전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한동우 회장의 임기는 2017년 3월까지다. 수년 전 신한 사태를 거치며 회장 연령을 70세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1948년 11월생인 한 회장은 임기 만료 때 68세 4개월이 되는 만큼 3연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지난 4년간 은행을 무리 없이 이끌어 온 서 행장이 올 3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에도 2년 더 연임을 하고 한 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신한금융 수장이 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내부 승계의 전통을 굳게 지켜 온 신한금융에선 자회사의 맏형 격인 은행장이 회장직을 이어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서 행장의 와병으로 이런 구도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혼란을 피할 최선의 시나리오는 서 행장의 조속한 건강 회복이다. 이 경우 기존 구상대로 서 행장이 3월 주총에서 3연임에 성공한 뒤, 2년 뒤 한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 신한 관계자는 “병세가 회복돼 곧 퇴원할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서 행장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서 행장의 복귀가 쉽지 않은 경우 상황은 복잡해 진다. 오랜 기간 ‘회장 수업‘을 받아 온 후계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셈이어서 신한금융으로선 새 회장감을 물색하고 새로 수업까지 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내부 한 인사는 “새로운 행장 선임은 차기 회장까지 가늠케 하는 중요 이벤트”라고 말했다.

한 회장의 고민은 그만큼 깊을 수밖에 없다. “투병 중인 상황에서 후임 논의는 적절치 않다”며 극도로 말을 아낀다. 만약 차기 행장 선임 후 수업 기간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경우, 한 회장이 2017년 이후 1년간 한시적으로 회장직을 연장하며 시간을 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 행장의 대안으로 우선 거론되는 후보는 신한금융의 주력 자회사 CEO들이다. 모두 은행 부행장과 자회사 경영 경험으로 어느 정도 행장 후보로서 검증을 거쳤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군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김형진 지주 부사장 등. 위 사장과 이 사장의 경우 내부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지만, 한 사람은 라응찬 전 회장의 복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신상훈 전 사장의 측근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능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조 사장과 김 부사장이 한발 더 가까이 있다는 평들이 나온다. 조 사장의 경우 내부 적이 없을 정도로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김 부사장은 한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데다 일본 오사카지점을 거치는 등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잠시 신한에서 밀려났던 이들의 부활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선 최방길 전 신한BNB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나 권점주 전 신한생명 부회장 등이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이유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은행장을 새로 뽑는 동시에, 서 행장을 지주의 상근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건강 회복의 여유를 주면서 차기 회장의 복수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아예 외부에서 행장을 영입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지만 이는 내부 승진 전통을 강하게 지켜온 신한의 정서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은행장 선임은 형식상 사외이사 3명과 한동우 회장이 참여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결정되지만 그에 앞서 그룹 최대 지분을 가진 재일교포 주주 모임에서 사실상 낙점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관례상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매년 설 직전 도쿄와 오사카 주주들을 찾아 세배 행사를 갖는데 3월에 뽑힐 차기 은행장도 이 때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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