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전쟁박물관이 전시물 등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25일 오사카부(大阪府)와 오사카시가 공동 출자한 재단이 운영하는 전쟁박물관 오사카국제평화센터(피스오사카)가 보수공사 등을 마치고 올해 4월 문을 다시 열 때 전시물에 포함된 침략이라는 표현을 없애기로 내부 감수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한반도, 중국 관련 전시 코너에 일본이 외국을 침략했다는 표현이 여러 개 있었지만 이제 침략이라는 단어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대신 “조선에서는 일본 통치에 대한 저항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식민지화를 진행했다”, “일본군에 의한 난징(南京) ‘사건’, 충칭(重慶) 폭격으로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는 정도로 설명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또 일본 식민지배와 다른 나라에 대한 가해 사실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은 거의 없애며 오사카 공습에 따른 일본 피해 등에 중점을 두고 전시한다. 앞서 오사카 부의회 일부 의원으로부터 이 곳의 전시물이 자학적 시각을 담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오사카국제평화센터는 2013년 4월에 가해행위에 관한 전시물을 대폭 축소하기로 하고 2014년 9월 전시 내용 변경을 위해 문을 닫았다. 이 박물관이 일본의 패전 70주년을 맞이해 침략과 가해 사실을 축소하고 지우는 것은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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