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3국
백 이태현 5단 흑 한태희 4단
장면 8 이태현이 △로 좌상 흑돌을 봉쇄했을 때 한태희가 먼저 1로 붙인 게 기민한 응수 타진이다. 이 때문에 2, 4 때 5, 7이 절대선수가 돼서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실전에서 백이 4를 두기 전에 먼저 2, 3을 교환한 게 정확한 수순이다. 그냥 참고1도처럼 두는 건 실전 진행보다 한 집 손해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프로라면 절대로 이런 곳을 놓치지 않는다.
이후 10까지 타협이 이뤄졌지만 흑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대마가 완생이 아니라는 게 큰 부담이다. 언제든지 백이 A로 패를 걸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흑은 지금 형세도 별로 좋지 않은데 후수로 패를 해소할 여유가 없다. 상대가 패를 걸어오면 그때 필사적으로 버틸 각오를 하고 한태희가 11부터 17까지 먼저 실리부터 챙겼다. 원래 17로는 참고2도 1이 훨씬 효율적인 지킴이지만 나중에 패싸움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해서 두텁게 처리한 것이다.
한편 이태현은 굳이 패를 서두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어차피 패는 흑의 큰 부담이므로 천천히 끝내기를 해가면서 결정적인 시기를 가다리려는 작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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