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영업이익 급락
다른 기업도 배당 확대할 듯
현대자동차에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한 기아자동차도 현금배당을 대폭 늘린다.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4년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어 지난해 국내외에서 자동차 304만1,048대를 판매해 매출 47조9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판매량은 2013년(282만7,092)보다 7.6% 증가하며 창사 이래 처음 300만대를 돌파했지만 매출액은 원화 강세로 인해 오히려 1.1%(5,008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19%나 감소한 2조5,725억원으로, 2010년(2조4,900억원)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6.7%에서 5.5%로 1.2%포인트 떨어졌다.
이익은 줄었어도 기아차는 보통주 1주당 1,000원씩 총 4,041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1주당 700원(배당총액 2,835억원)에 비해 43% 늘어난 액수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배당성향은 7.4%에서 13.5%로 상승하게 됐다.
이는 22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배당확대 전략과 같은 기조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2013년보다 9.2% 감소한 7조5,500억원에 그쳤지만 현금배당액은 54% 증가한 1주당 3,000원씩 총 8,173억원으로 정했다. 배당성향도 6.2%에서 11.1%로 끌어올린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기업 실적이 배당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리고, 기업가치 상승이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배당확대가 저평가된 주가부양과 함께 기업소득환류세(사내유보금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미 30~50% 배당확대를 언급한 바 있고, LG그룹 주요 계열사들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수의 재벌그룹들이 현대ㆍ기아차와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도 높다.
한편, 기아차와 같은 날 실적발표를 한 현대모비스의 경우 아직 배당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5.8% 증가한 매출액(36조1,850억원)과 5% 늘어난 영업이익(3조706억원)을 거두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연속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모비스의 전년도배당금은 1주당 1,950원, 배당성향은 같은 그룹사인 현대ㆍ기아차보다 높은 9%여서 1분기 중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늘리더라도 확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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