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취소 철회 방침에 학부모들 반발
사과 표명했지만 대안 마련은 없어
서울시교육청이 유치원 중복지원자 합격 취소 방침을 결국 철회했다. 중복 지원을 하지 않은 학부모들만 손해를 보게 돼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23일 “중복 지원자의 합격 취소 방침을 유지하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치원들도 새 학기를 준비를 앞두고 합격을 취소하면 현장 혼란이 가중된다고 요청해 부득이하게 합격 취소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유치원을 가ㆍ나ㆍ다 군으로 나누고 학부모가 총 4번만 지원할 수 있도록 유치원 원아모집 계획 수정안을 발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상당수 유치원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중복 지원자를 파악할 수 없었다”며 “원아 모집 과정에 혼란을 초래해 학부모들께 사과와 유감을 드린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의 발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보 김모(33)씨는 “여러 차례 시교육청에 전화해 지원 취소 방침을 확인하고 한 곳에만 지원했는데 떨어졌다”며 “방침을 따른 사람만 바보가 됐다. 정말 필요한 건 사과가 아니라 대책”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중복지원을 하지 않아 손해를 본 학부모들에 대한 대안도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라 학부모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시교육청은 내년 유치원 원아 모집에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와 일선 유치원들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하고, 사전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부작용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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