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TK 출신, 김기춘과 인연 각별… 이, DJ 때 검찰총장 지내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한 청와대 민정라인은 23일 이명재ㆍ우병우 투톱 체제로 정비됐다. ‘검사들이 가장 존경하는 검찰총장’, ‘선비 검사’로 꼽히는 이명재 민정특보 내정자(사시 11회)와 ‘칼날’이란 별명의 특수수사 달인 우병우 민정수석 내정자(사시 29회) 조합은 검찰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작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명재 내정자는 대구경북(TK) 출신이면서 김대중 정부 때 검찰총장을 지냈다. 동생의 비리로 중도하차한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검찰 수장이 된 이 내정자는 곧바로 신 전 총장과 김대웅 광주고검장을 기소하고 김 전 대통령 아들인 홍업, 홍걸씨까지 구속시키는 강단을 보였다. 피의자 가혹행위 사망사건 책임을 지고 2002년 11월 중도 하차했지만 이후에도 법무장관, 총리 후보로 여러 차례 거명됐다.
항명 파동으로 물러난 김영한 전 수석 후임인 우병우 내정자는 각종 비리 사정수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특수통 검사였다. 대검 중수1과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박연차게이트 수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이후 현 정권 들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자 변호사로 변신했고, 지난해 5월 민정비서관으로 공직에 복귀했다. 민정비서관이 민정수석으로 직행한 경우는 역대 정권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민정라인의 투톱은 모두 TK출신인데다 김기춘 실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 내정자는 김 실장이 검찰총장이던 80년대 후반 대검 중수부3과장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씨를 비롯한 5공 수사로 손발을 맞췄다. 우 내정자는 청와대 입성 이후 강력한 추진력을 인정받아 김 실장의 오른팔로 불렸다.
우 내정자가 임명되면 검찰 인사와 민정수석실 내 인사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 내정자가 사시 25~27회인 고검장급보다 기수가 낮기 때문에 검찰 인사에서 세대교체 가능성이 우선 제기된다. 민정수석 산하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 김종필 법무비서관이 우 내정자의 사시 한 기수 선배여서 민정수석실의 재배치 내지는 조정도 예상된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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