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재구성
0시 1분 전 / 마이클 돕스 지음
핵전쟁의 위험 정도를 알리는 ‘운명의 날’ 시계에서 0시는 인류 멸망을 의미한다. 그러니 책 제목인 ‘0시 1분 전’은 멸망의 코 앞까지 간 긴박한 순간을 뜻한다. 책은 쿠바에 배치된 옛 소련 핵무기를 둘러싸고 1962년 10월 16일에서 28일까지 벌어진 위기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일한 저자가 미국, 소련, 쿠바 등 6개국 자료를 살피고 관련자 100여명을 인터뷰해 썼다. 당시 상황을 논픽션처럼 다루면서도 “중요한 것은 케네디와 흐루쇼프가 사건을 통제하길 ‘원했는지’가 아니라 ‘통제할 수 있었는지’ 여부였다”고 써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니키타 S. 흐루쇼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한다. 쿠바 사태는 대통령의 권한과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사례로 연구돼 왔다. 박수민 옮김ㆍ모던타임스ㆍ664쪽ㆍ3만3000원 강은영기자 kiss@hk.co.kr
청소년 노동문제 생생한 현장 고발
십 대 밑바닥 노동 / 이수정 외 5명 지음
청소년 노동자는 청소년이자 노동자라는 이중의 약자성을 갖고 있다. 그로 인해 청소년 노동은 용돈벌이나 일탈로 폄하되고, 청소년이 노동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와 인격적 모욕을 받는 것 역시 일상이 됐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열악한 일터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노동문제를 고발한다. 각 사례의 끝에 문제의 쟁점을 정리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딱딱한 수치를 나열하는 대신 인터뷰를 바탕으로 생생한 스토리를 전한 것이 특징이다. 탈가정ㆍ탈학교, 인권활동, 여성, 기초생활수급가정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청소년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아 청소년 노동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고 그 의미를 해석했다. 노동현장에서조차 밑바닥에 위치한 청소년의 노동 인권을 끌어올리는 것이 모든 노동자의 인권과 사회 전반의 존엄을 끌어올린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교육공동체 벗ㆍ230쪽ㆍ1만2,000원 김세희 인턴기자(이화여대 사회생활학과 4학년)
북유럽은 과연 파라다이스일까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 토마스 휠란 에릭센 지음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지역, 사실상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스칸디나비아에서도 오히려 사회 구성원의 주관적인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의 인문학자 토마스 휠란 에릭센 교수는 모든 욕구가 즉각적으로 충족된 나머지 기대감을 잃어버린 노르웨이인들이 ‘빅 배드 울프 패러독스’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이미 얻은 쾌락에 금방 적응해 버리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아직 성취하지 못한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이다. 에릭센 교수는 개인적인 욕망을 사회적인 욕망으로 전환하고 경쟁 본능과 공동체적 본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한다. 문학과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대중문화 텍스트를 풍부하게 인용해 자신만의 행복론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손화수 옮김ㆍ책읽는수요일ㆍ384쪽ㆍ1만5,000원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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