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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독한 녀자'들이 준 '삼독'의 교훈

입력
2015.01.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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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권봄이의 목 뒤에는 총 6개의 나사가 박혀있다. 지난해 당한 사고로 경추뼈가 으스러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권봄이는 "올 시즌 중반에라도 꼭 레이스에 나서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주영기자 will@hk.co.kr
카레이서 권봄이의 목 뒤에는 총 6개의 나사가 박혀있다. 지난해 당한 사고로 경추뼈가 으스러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권봄이는 "올 시즌 중반에라도 꼭 레이스에 나서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주영기자 will@hk.co.kr

월드스타로 거듭난 가수 싸이는 지난 2011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지독, 고독, 중독을 일컫는 '삼독'을 꼽았습니다. 즉 자신이 결정한 길이 아무리 고독한 길일지라도 그것에 중독되어 지독하게 달려들면 뜻하지 않은 기회가 분명 찾아온다는 의미입니다.

시리즈 다시보기☞ ①송가연 ②권봄이 ③김예지 ④지소연 ⑤김자인

'독한 녀자' 시리즈를 통해 다섯 명의 여성 스포츠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싸이가 말한 '삼독'의 교훈이 떠올랐습니다. 여성 파이터 송가연, 카레이서 권봄이, 조정선수 김예지, 축구선수 지소연, 클라이머 김자인 모두 자신의 영역에 누구보다 더 중독돼 지독하게 달려온 이들입니다. 또래 다른 이들이 쉽게 걷지 않은 일이었기에 고독함도 당연히 뒤따랐을 테지요.

이중 다수의 선수들은 지금 세상이 원하는, 그래서 청춘들이 목메고 있는 높은 학벌이나 화려한 스펙을 지닌 이들이 아닙니다. 운동선수니 예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스포츠계에서도 학연에서 오는 파벌이 존재하고 그를 통해 득을 취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점을 비추어보면 이들의 걸어온 길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모두들 실패 한 번쯤 해도 일어설 만한 환경이었겠지 싶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송가연은 고교 시절 아버지를 여읜 뒤부터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스스로가 강해져야만 했고, 지소연과 김예지는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아픔 속에서 가정의 생계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특히 지소연의 가정은 한때 기초생활수급 대상이었습니다. 2002년 자궁암 수술을 받은 지소연의 어머니는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해가며 딸의 선수 생활을 뒷바라지 했고요.

권봄이는 작곡가와 아이돌 데뷔 실패 이후 바리스타, 보험 설계사, 자동차 회사 직원, 골프장 리셉션 담당 등 이른 때부터 수많은 분야에 도전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는 자신에게 맞는 길이 다가왔을 때 그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기회였는지를 깨닫고 포기하지 않도록 만든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김자인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악바리입니다. 세계 정상에 오른 지금도 205m의 암벽화에 발을 욱여 넣고, 지문이 닳도록 훈련을 거듭합니다. '1등'보다 '완등'의 기쁨을 더 많이 알리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위해서입니다. 이에 더해 대학원 수학,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선수위원 활동을 통해 세상을 더 넓게, 멀리 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않고 있습니다.

'독한 녀자'에 소개된 다섯 선수는 모두 아직 20대입니다. 한창 도전해야 할 나이라고들 하지만 실패의 가능성이 크기에,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기 쉽지 않기에 무언가에 선뜻 도전하기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독한 녀자'들의 당찬 도전 정신이 방황중인 청춘들에게 던지는 잔잔한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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