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1일 공개 석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흉내내 화제다. 클린턴 전 장관과 푸틴 대통령은 그간 각종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공공연하게 서로를 비판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국제무대에서 껄끄러운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캐나다 매니토바 주 위니펙에서 열린 위니펙 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석해 사회자가 2016년 대선 출마를 위한 절차를 묻자 즉답을 피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신 “여러분도 알다시피 푸틴은 대통령을 먼저 한 뒤 총리를 하고 또다시 대통령이 됐다” 며 러시아와 달리 미국에는 민주적 절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이어 “푸틴의 대화를 상상하면 아마도 이럴 것”이라며 갑자기 푸틴 대통령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러시아 억양의 남성 톤으로 “블라디미르, 다시 한 번 대통령이 되고 싶소?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럼 지금 그냥 발표하는 게 어떻겠소? 드미트리(메드베데프 전 대통령)한테는 총리를 하면 된다고 말하고요. 훌륭해요. 아주 훌륭한 생각이오”라는 자문자답 형식의 목소리를 연기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4년 임기의 대통령을 내리 두 번 지냈으며, 2008년 대선에는 ‘3선 연임 불가’규정에 따라 출마하지 않았다. 자신은 잠시 총리로 물러나 앉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을 내세웠던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대선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정가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는 3월 공식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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