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새마을회 임대사업 실패, 수영장·헬스장 운영업자 부도
사우나 등 철거 후 예식장으로 임대, 리모델링비 6억도 혈세로 충당

경북도새마을회가 자립경영을 하겠다며 50억원의 경북도 보조금을 받는 등 모두 110억원이나 들여 경북도새마을회관을 지었지만 7년이나 방치하다 리모델링을 명분으로 또다시 경북도에 손을 벌려 빈축을 사고 있다. 그 동안 새마을회는 회장단 연회비와 중앙회 지원금으로만 꾸려왔고, 이 과정에서 관리능력 부재가 드러났지만 또다시 수의계약방식으로 임대를 추진하고 있어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경북도 새마을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월 경북 구미시 사곡동에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7,372㎡ 규모로 건립한 경북도새마을회관을 웨딩홀로 바꿔 수익을 내기로 하고 전면적인 리모델링에 나서기로 했다. 자체 수입이 거의 없는 새마을회는 리모델링 비용 6억원도 도비로 충당키로 했다.
새마을회는 시공회사로 B건설사를 선정, 이달 말부터 3월 말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1층 진입로 경사로를 철거한 뒤 옹벽을 설치하고,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 등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는 2008년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 에어로빅장 유아원 등 최신시설을 갖추고 개관했지만, 임차업체들이 개업 뒤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입회비만 받고 잠적하는 사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새마을회가 수익사업이 가능한 최고의 회관건물을 확보하고도 또다시 경북도에 손을 벌리는 것은 집행부의 무능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사회의 여론이다.
새마을회는 2010년 S레포츠에 5년간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900만원에 핵심 시설인 수영장과 헬스, 에어로빅장, 남?녀 사우나 등을 임대했다. 하지만 S레포츠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회원을 모집한 뒤 회비만 받아 챙기고 잠적했다.
2년 후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12년 7월 J월드에 임대했으나 이 회사도 같은 수법으로 회비만 챙기고 6개월 만에 사업주가 야반도주했다. 당시 모든 비난은 새마을회가 감당 해야 했다. 이후 새마을회관은 사무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공간이 텅 빈 채로 방치됐다. 새마을회도 수입이 끊기자 부족한 운영비 마련을 위해 회관을 담보로 5억여원을 빌려야 할 정도다.
이번 웨딩홀 사업도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추진해 회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달 초 새마을회는 경기 안산시에 있는 W웨딩컨벤션과 보증금 3억원, 월 임대료 1,300만원에 5년간 계약했다.
일선 시?군 새마을회 관계자는 “고철 모으기 등 시?군별로 어렵게 모은 기금과 혈세로 마련한 첨단시설의 회관을 경북도새마을회가 불투명한 경영으로 재정난을 자초했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수의계약을 한 것은 정상화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새마을회의 요청으로 지난해 추경 때 6억원의 리모델링 공사비를 편성했다”며 “철저한 감독과 경영지도로 원활한 운영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마을회는 회관을 준공한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년 2,000만~3,000만원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회관 건립 목적사업인 해외연수생 상대 새마을운동 우수성 홍보사업과 시?군 자립 지원사업을 전혀 하지 못했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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