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직업도 각기 다른 18명 모여 역사·정치 등 다양한 프로젝트 꾸려
또래 청년 연사 초청해 위안 얻기도
“청년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가 두려워서’예요.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뭉쳤습니다.”
‘실패를 즐기는 사람들(이하 실사)’은 지난해 젊은 청춘들이 다양한 도전을 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불안한 미래를 공유하지만 일단 무엇이든 도전하고 즐기자는 마음을 담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어떤 교수의 말에 “아프면 환자”라고 되받아 치는 청년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가 필요한 지금 서로를 다독이는 방법도 함께 고민한다.
김성빈(26)씨는 지방대 출신에 특별히 내세울만한 스펙 없는 학생이다. 남들과 출발선이 다르다고 느낀 김씨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기로 하고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함께 실사를 만들었다. 2명으로 시작한 실사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18명의 어엿한 단체가 됐다. 20~26세의 젊은 나이에 직업도 대학생, 무직, 요리사 등 다양하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팀원으로 합류할 수 있다.
20일 서울의 카페에서 만난 실사 팀원들은 24일 열릴 ‘인재플랫폼’ 준비에 한창이었다. 올바른 역사인식 제고를 위한 ‘8ㆍ15프로젝트’와 한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맞춤법 실태를 자각하기 위한 ‘맞춤법나들이’에 이은 세 번째 프로젝트다.
김씨는 “각기 다른 꿈을 품었을 대한민국 청년들이 ‘취업’때문에 똑같이 토익공부를 하는 현실에 허탈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꿈을 찾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인재플랫폼은 창업, 시, 여행, 사진 등 각 분야 청년 인재 10명의 강연과 일대다 소통의 시간으로 구성했다. 청년들이 진짜 하고 싶은 꿈을 좇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우리나라 청년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두 가지에 목적을 뒀다.
“온ㆍ오프라인으로 성공한 많은 분들의 강연을 청강했지만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또래 친구들과 고민을 나눴을 때 더 큰 위안을 받은 적이 많아 청년들에게는 청년들의 스토리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김씨가 연사로 청년 인재를 고집한 이유다.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이나 모범답안은 지양하고 쌍방향적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인지도도 없고 경력도 부족한 이들에게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사들에게 실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취지를 전하고 승낙을 끌어내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무모한 도전의 반복과 기다림 끝에 10명의 연사 초빙이 완료됐고 선착순으로 신청 받은 100명의 자리도 빠르게 마감됐다.
연사, 강연장 등 섭외를 담당한 이유내(25)씨는 “처음에는 의문의 연속이었죠. ‘이게 과연 될까’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어요. 그런데 해보니 정말 되더라고요.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설렘을 느꼈어요”라며 감회를 나타냈다.
실사는 다음 프로젝트로 우리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환수운동과 지역감정 해소운동 등을 구상하고 있다. 다양한 도전을 위해 분야는 가리지 않을 계획이다.
“가진 게 없다는 건 잃을 것도 없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거죠. 조금 무모해 보여도 젊다는 특권을 값지게 쓰고 싶어요.”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