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출연 가수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고, '토토가' 이후 밀려오는 일감을 부지런히 소화하는 모양새다. 해당 특집이 끝난지 3주째, 복고문화의 열기는 아직 뜨겁다. ▶관련기사 보기
혹자는 잠자고 있던 가수들이 깨어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가수가 더 많다. 가수 소찬휘는 작년에도 앨범을 내며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배우로 변신한 이정현은 작년 영화 '명량'에 출연했다. 터보 김정남의 경우 걸그룹 타히티의 '쓰담 쓰담' 안무 디렉을 맡는 등 업계에서 줄곧 활동해 왔다.
그런데 왜 대중은 새삼 이제 와서 이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토토가'의 수혜를 입은 당사자들의 행보를 살펴보고 '토토가' 열풍이 지속되는 이유를 분석해봤다.
1. 잊혀진 가수 '심폐소생술' 통했다… 컴백 기대 증폭
배우 이본은 '토토가'에서 90년대 풍의 진행을 맛깔나게 재현했다. 이후 해당 특집의 인기에 힘입어 소속사 필름있수다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나는 가수다3' 출연을 확정, 복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장기간 활동을 중단한 남성듀오 터보, 지누션은 새 앨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누션은 '토토가'를 계기로 최근 '꿈꾸라 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션은 "요새 지누의 봉인이 해제돼 계속 (컴백) 얘기를 하고 있다.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터보도 다시 뭉쳤다. 이들은 SBS '인기가요' 800회 특집에 출연, 복고 열풍을 다시 한번 점화시킬 예정이다. 터보의 김정남은 90년대 활동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예능감이 표출되며 '예능 블루칩'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 외에 가수 김현정은 오는 6월 컴백을 준비 중이다. SES의 슈는 SBS '룸메이트'에 고정 출연할 예정이며, 혼성그룹 쿨의 이재훈은 MBC '띠동갑 과외하기'에 합류한다.
2. 숨은 '수혜자' 작곡가 주영훈·윤일상·김창완
정작 가장 큰 수혜를 본 이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토토가' 히트곡의 작곡가들. 작곡가 주영훈은 터보의 '스키장에서' '트위스트킹', 엄정화의 '포이즌' 등 히트곡이 많아 음원 수익이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주영훈은 한 매체를 통해 "저작권료야 방송을 타고 좀 더 나올 수도 있지만 100억은 내 돈이 아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고 전했다.
쿨의 '애상', 이정현의 '줄래' 등을 작곡한 윤일상도 수혜자로 거론됐다. 그 또한 매체를 통해 "리메이크된 곡이 다시 차트에 올라간 적은 있어도 원곡이 다시 올라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3. 패션계도 웃었다…'복고 아이템' 매출 상승
'토토가'의 또 다른 재미는 패션에 있었다. SES는 흰 의상에 머리방울, 더듬이 헤어스타일로 신인 때 모습을 재현했다. 터보도 18년 전 스키복 패션을 그대로 선보여 관객의 호응을 끌어냈다.
패션 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 따르면 방송 이후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SES의 머리방울은 11월보다 매출이 5배 상승했다. 핑클의 니삭스는 판매량이 4배 늘었고, 지누션 스타일의 힙합바지와 두건은 각각 매출이 25%, 50%씩 증가했다. 일명 '떡볶이 코트'와 같은 패션 아이템도 다시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보기
4. '부작용'도 있다…'토토가' 무단도용 논란
방송 이후 모두가 잘 풀린 것만은 아니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엄정화의 백댄서 김영완은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의 상호를 '토토가요'로 정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무한도전' 제작진 측이 무단 도용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
엄정화, 김현정, 지누션 등 '토토가' 출연 가수들을 그대로 섭외한 부분도 문제가 됐다. 해당 방송 인기에 편승해 수익을 얻으려 한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김영완은 즉각 공개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매체를 통해 "상업적인 의도가 아니었다. (MBC가) 형사고발을 한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상표를 바꿔야 한다면 당장 바꾸겠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영완과 '무한도전'측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법적 대응은 없던 일이 됐다. ▶관련기사 보기
5. '토토가' 열풍, 언제까지 가나
' 토토가' 열풍은 천편일률적인 음악에 지친 대중심리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당시 음악에 공감하는 30대는 물론, 90년대를 겪어보지 않은 20대까지 열광하는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는 하나같이 섹시 걸그룹, 남성그룹이 자리했다. 비슷한 음악만 듣던 젊은이들은 촌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콘셉트와 퍼포먼스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해당 가수가 누군지는 몰라도 노래가 흥겹고 멜로디도 따라 부르기 쉬워 좋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토토가' 열풍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의 경우 열기가 꽤 오래 지속됐다. '토토가'도 한 달 가지 말란 법이 없다”며 “’토토가’ 열기가 금방 식어도 90년대 콘텐츠 인기는 더 지속될 듯하다. 복고 문화는 이미 정착했다"고 예측했다. ▶관련기사 보기
이소라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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