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중 23%로 전세 첫 추월… 거주 기간은 줄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가구 중 월세 비중이 전세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저금리 탓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갈수록 확대되는 영향이다. 하지만 월세 세입자들의 평균 거주기간은 2년 전에 비해 1년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택 점유형태 중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의 비중이 23.2%로 전세(19.6%)를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조사에서는 전세 비중(21.5%)이 월세(21.3%)에 비해 소폭 높았다. 국토부가 전날 발표한 ‘2014년 전ㆍ월세 거래동향’에서도 전ㆍ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2012년 34.0%, 13년 39.4%로 급격히 늘어나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를 돌파(41.0%)했다. 주거실태조사는 국민들의 주거환경, 가구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토부가 지난 2006년부터 격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로 이번에는 지난해 7~9월 전국 2만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월세시대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월세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성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거주자들의 평균 거주기간은 2012년 4.3년에서 지난해 3.5년으로 줄었다. 통상 2년인 임대차 계약이 끝난 후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고 집을 옮기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구의 거주기간은 3.2년에서 3.5년으로 다소 늘었다.
집을 보유한 가구의 비율, 즉 자가보유율은 계층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소득 1~4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은 2년 만에 2.9%포인트 하락한 50.0%를 기록한 반면, 고소득층(9~10분위)은 77.7%로 4.9포인트 상승했다.
젊은층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주택 보유 의식조사에서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고 생각한 국민은 79.1%로 지난 2010년(83.7%)보다 4.6%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가구주의 나이가 34세 이하인 경우 이 같이 응답한 비율이 70.9%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1인당 주거면적은 1인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2년 전에 비해 1.4㎡ 넓어진 33.1㎡를 기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소득층 전반에 걸쳐 주거불안이 심화되는 만큼 주거급여 확대,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주택구입 의사나 능력이 없는 계층에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거주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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