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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시공부터 총체적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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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 "시공부터 총체적 인재"

입력
2015.01.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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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행사 주관 대표 17명 입건

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는 시공부터 행사 진행, 안전점검까지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공연 주최측은 안전의무를 소홀히 했고 붕괴된 환풍구는 시공면허도 없는 자재납품업체가 부실 시공했다. 소방 공무원은 차를 타고 지나친 것을 환풍구를 점검한 것이라 기록했다.

경기경찰청 판교 환풍구 사고 수사본부는 22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행사 주관자인 이데일리TV 김모(62) 대표이사와 자재납품업체 김모(47) 대표, 소방 공무원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대표 등 이데일리TV 소속 4명은 행사 대행업체 P사와의 계약체결 과정에서 관객 안전대책이나 보험가입 등에 대한 지시를 명확히 하지 않는 등 안전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3명은 안전대책을 강구하지 않아서, P대행사 이모(41) 총괄이사는 공연과 관련된 안전책임을 맡기로 계약하고도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각각 입건됐다.

붕괴된 환풍구가 부실 시공된 사실도 드러나 시공 관련자들도 대거 입건됐다. 환풍구 공사는 전체 시공사인 P건설이 철물공사업체 A건설에 하청을 줬지만, 실제 시공은 ‘금속창호 공사업’ 면허도 없는 자재납품업체 B사가 재하도급 받아 공사했다. 이 과정에서 B사는 도면에 나타난 부재(받침대) 개수보다 적은 수의 부재를 설치했고, 현장에 남아있던 자재를 이어 붙여 쓰는 등 부실 시공했다.

분당소방서 소속 조모(55) 소방정 등 소방관 2명은 공연 이틀 전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고도 소방점검표에 허위로 기록했다. 이들은 당시 시속 60㎞정도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환풍구를 쳐다본 것을 점검한 것처럼 일지에 기록했다.

하지만 경찰은 주최ㆍ주관 명칭 사용을 놓고 책임 논란이 일었던 경기도와 성남시에 대해서는 “공연 기획이나 진행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 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데일리TV와 진흥원은 안전의무를 소홀히 했고 환풍구 시공 원청업체는 하청업체들이 도면대로 환풍구를 시공하지 않은 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책임자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고 추후 검찰 조사를 통해 구속 등의 신병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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