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주 ‘신구간’ 이젠 옛말 됐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주 ‘신구간’ 이젠 옛말 됐네

입력
2015.01.22 17:18
0 0

전통 이사철 고집하지 않아

제주의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이 옛말이 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구간을 고집하지 않고 자신들이 편할 때 이사를 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난데다 주택 공급 역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연중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신구간에 공급되는 공동주택은 모두 951가구(다세대 320가구, 연립주택 263가구, 아파트 36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공급된 2,891가구보다 1,940가구가 줄어든 것으로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신구간에는 제주시 삼양택지개발지구에 1,638가구의 부영아파트가 공급됐으나 올해는 최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160가구에 불과한 상태다.

신구간은 제주의 세시풍속 중 가장 독특한 이사 풍습이다. 신구간은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줄임말로 지상의 모든 신들이 서로 임무를 교대하는 기간이라는 뜻이다.

제주에는 예부터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토속신들이 임무교대를 위해 하늘로 올라가는 대한(大寒) 이후 5일째부터 입춘(立春) 전 3일까지를 신구간 이사철로 정하고 있다. 올해는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다. 이 기간에 이사를 해야 궂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신구간은 겨울 혹한기와 겹치고 수천 가구가 한꺼번에 이사를 하는 데 따른 부작용 등으로 없어져야 할 폐단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신구간 이사가구도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의식 변화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신구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들이 편할 때 이사를 하는 젊은 세대가 꾸준히 늘어난데다 주택 공급 역시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이뤄지는 점이 ‘신구간 특수’가 점차 사라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이사 수요를 유발하는 대규모 신규 아파트단지의 준공도 거의 없는 탓도 있다.

시 관계자는 “제주 신구간 이사 가구는 2005년까지만 해도 1만 가구에 육박했으나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어 최근에는 1,000~3,000가구에 머물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택지 공급 물량 감소에 따른 나 홀로 아파트와 자연녹지지역의 단지형 다세대, 연립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