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도 50여명이 21일 도쿄 지요다구 주니치신문 도쿄 본사 앞에서 “이슬람교 예언자 무하마드의 풍자를 게재한 것은 모욕”이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주니치신문의 자매지로 수도권에 보급되는 도쿄신문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이 주간지가 게재한 만평을 13, 14일자 지면에 소개한 데 대한 반발이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파키스탄출신 알라인 나임은 “보도의 자유에도 넘지 말아야 할 한계가 있다”며 “다시는 반복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 총무국 관계자는 “이슬람교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고 문제의 판단 재료를 독자에게 제공하는 차원에서 게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의 한 출판사도 샤를리 에브도 만평을 수록한 책자를 발행할 계획이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출판사 다이산쇼칸(第三書館)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묘사한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비롯한 이슬람 관련 내용을 수록한 ‘이슬람 풍자인가, 증오인가’(가제)라는 책을 2월 10일 펴낼 예정이다. 이 책은 A5판 64쪽 분량의 소책자로 총격사건 후 발행된 샤를리 에브도 특별호에 실린 눈물 흘리는 무함마드 만평 등 40여점의 만평과 이에 대한 이슬람 연구진 20여명의 의견을 담는다.
기타가와 아키라 다이산쇼칸 사장은 “표현의 자유로 허용될 지 독자의 판단 자료를 제공하고 싶다”며 “총격 사건은 논외의 폭거이지만 만평은 헤이트 스피치(증오표현)와 경계 선상에 있다고 보며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출간동기를 말했다. 그는 일본인 인질 2명이 IS에 억류된 것과 관련해 “책자 발행이 2명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