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직급을 간소화하고 호칭을 통일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의사결정단계를 축소화하고 대외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상품본부에서 ‘본부장-부문장-상품기획(MD)팀장-선임상품기획자(CMD)-상품기획자(MD)’체제를 ‘본부장-부문장-수석바이어-바이어’로 한 단계 축소했다. 관리자인 MD팀장을 없애고 이들을 실무형 직책인 수석바이어로 바꿨다. 또 영업본부 내 많게는 3, 4개 층을 맡는 기존 영업팀장 직책을 없애는 대신 층별 플로어장을 도입했는데 이는 이원준 대표가 강조해 온 ‘현장경영’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도 김종인 대표 취임 이후 전국 영업조직을 기존 7개에서 9개로 늘려 각 영업조직당 담당 점포 개수를 지난해 16개에서 12개로 줄이면서 조직 세분화에 나섰다. 앞서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12월말 임원직급에서 이사, 이사대우를 없애고 상무로 통일했다.
신세계그룹도 사원협의회와의 조율을 거쳐 26일 60세 정년제 조기 도입과 직급 단계 축소를 담은 내용을 발표한다. 300인이상 사업장은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정년을 60세까지 늘려야 하는데, 다른 기업들보다 앞서 오는 3월부터 60세 정년제를 적용한다는 것. 또 매니저·선임 매니저 직급 등을 도입, 현행 ‘사원-대리-주임-과장-부장-수석부장’ 6단계 직급 체계를 3~4단계로 줄이고 모든 임직원이 동일한 호칭으로 부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의 사내 호칭을 직급 대신 ‘님’으로 통일시켰다. 도성환 사장은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 체계 대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 속 업체들이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과 실무 중심으로 바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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