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미국과 쿠바는 21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고위급 실무협상에 들어가 이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견해 차를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미국 측 이민문제 협상대표인 국무부 관리 알렉스 리는 기자들에게 “일단 미국 땅을 밟은 쿠바 이민자는 받아들인다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쿠바 측 이민문제 협상 파트너인 외무부의 호세피나 비달은 쿠바 난민들에 대한 특별대접이 불법입국을 부추기는 한편 인신매매, 플로리다해협을 가로지르는 무모한 항해 강행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있는 만큼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른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에 따라 일단 미국 땅을 밟은 쿠바인에 대해서는 거의 예외 없이 체류를 허가하는 등 특별 우대해 왔다.
한편 미국 측 협상대표인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이날 아바나에 도착했으나 이민문제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무부 차관보가 쿠바에 입국한 것은 38년 만에 처음이다. 양국 협상대표는 22일 외교관계 재개, 대사관 개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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