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혈통에 흐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유전자와 감각적 디자인의 만남.’
이달 초 쌍용차가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42개월 동안 3,500억원을 투입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신차라는 점을 넘어 올해 실적과 인도 마힌드라 그룹 체제에서 쌍용차의 위상 제고는 물론,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까지 티볼리의 성패에 달렸다.
쌍용차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시승회를 열어 이처럼 온갖 부담을 짊어진 티볼리의 성능을 언론에 공개했다. 서울 시내와 수도권 도로를 시승해본 결과 세련된 외양뿐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이란 측면에서도 티볼리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등을 꽉 잡아주는 세미버킷시트에 앉아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자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반응속도로 티볼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석에서는 전 사양에 기본 적용된 스마트 스티어가 우선 눈에 띄었다. 국내 소형 SUV 중 가장 저렴한 가격(1,635만~2,347만원)임에도 버튼 하나로 노멀(Normal)-컴포트(Comfort)-스포트(Sport)로 스티어링 모드가 즉각 전환됐다. 고급형 이상 모델에 적용된 ‘6컬러 클러스터’는 계기판 조명을 그날 기분에 따라 6가지 색상 중 선택할 수 있어 특히 야간 운전 때 제대로 빛을 발할 것 같았다.
올림픽대로와 자유로를 달리는 동안 일본 토요타 계열 변속기 전문회사 아이신(AISIN)의 6단 자동변속기는 무리 없이 변속하며 부드러운 주행을 이끌었다. 규정 속도에서는 실내 소음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경기 파주시 법흥면까지 약 44㎞를 달린 뒤 트림컴퓨터에는 자동변속기 공인연비(12㎞/ℓ)와 거의 비슷한 ℓ당 11.9㎞가 찍혔다.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하면 양호한 연비이다.
티볼리에 대한 시장반응은 긍정적이다. 사전계약을 포함해 13일 출시 이후 1주일간 5,000여 대가 계약됐다.
쌍용차는 6월 티볼리 디젤을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연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론적으로 디젤 연비가 가솔린보다 20~30% 좋은데 티볼리 디젤은 그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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