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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논란 울릉공항, 개항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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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논란 울릉공항, 개항까지 첩첩산중

입력
2015.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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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확보 위해 활주로 규모 축소… 강우 시 이착륙 거리 부족

동해 군 작전지역 직통문제도 난제… 항공사 초기 투자비용 3000억원

울릉 주민들의 숙원인 울릉공항 건설이 가시화했지만 개항까지 첩첩산중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성 확보를 위한 활주로 규모 축소는 안전성 논란을 야기했고, 군 작전구역 통과 허용 문제와 취항 항공사 확보 등이 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울릉공항에 있어서 최대 현안은 안전 문제다. 6,400억원을 들여 길이 1,200m, 너비 150m인 활주로를 바다를 메워 건설한다는 계획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자 길이 1,100m, 너비 80m로 대폭 축소했다. 이렇게 하면 총 사업비가 4,932억원으로 줄어 경제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항전문가들은 정부가 생각 중인 50인승 항공기는 날씨가 맑은 날이면 몰라도 노면이 젖어 있을 경우 이착륙 거리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울릉군은 섬지역 특성상 비바람과 안개가 없이 맑은 날은 연간 50일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악천후에 다른 여객선 결항 문제 해결 등을 명분으로 한 공항으로서는 낙제점이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울릉공항은 활주로 폭이 좁아 계기비행 설비가 불가능해 반쪽 공항에 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6일 울릉 군민회관에서 열린 ‘울릉공항 건설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주민설명회’에서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울릉공항 건설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그 동안 수 차례의 타당성조사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이 없다고 나오자 활주로 축소라는 ‘묘수’를 통해 가시화했지만 이제는 안전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공항건설 명분을 제공한 2013년 타당성조사 보고서에서도 “눈과 비가 잦은 울릉도 기후 특성을 고려한 최대 이착륙 거리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활주로 끝이 깊은 수심의 바다여서 작은 사고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안전대책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담당 사무관은 “현재 계획한 활주로에 50인승 항공기 이착륙이 충분하다”며 “노면이 젖었을 때를 감안해 활주로 길이가 지금보다 15% 정도 더 길어야 한다는 주장은 미연방항공청의 제트기 운항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울릉공항에는 터보프롭기종이 취항할 계획이어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성 확보의 전제조건인 포항-울릉 직항로 확보도 관건이다. 지금은 포항-울릉 사이 공역은 군용비행기 작전 구역으로, 민항기는 포항에서 강릉까지 북상한 뒤 동쪽으로 기수를 돌려 울릉까지 가야 한다.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울릉 직항로를 확보해야 경제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울릉 항로에 취항할 항공사를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에 나온 항공기 대수는 50인승 경비행기 17대를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50인승 터보프롭기 1대 가격은 160억원 선으로, 17대면 2,700억원이 넘는다. 조종사 승무원 운영인력 등을 고려하면 운항 초기에 3,000억원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그나마 2011년 예비타당성 조사 때 필요한 27대보다 10대나 줄어서 이 정도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울릉도, 흑산도 정도를 보고 이처럼 거액을 투자할 항공사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용객을 확보하려면 요금이 적당해야 하는데,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항건설 과정에 해발 194m의 가두봉을 비롯해 1,050만㎥에 달하는 산지 절취와 대규모 해양 매립에 따른 환경 훼손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등은 “포항-울릉 직항로 문제는 2020년까지 국방부와 협의하면 되고, 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있다고 나온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수 차례 시도했다가 무산된 헬기취항 등을 떠올리며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주민 이모(50)씨는 “공항 건설은 대환영이지만, 울진이나 예천공항처럼 수천억 원의 혈세만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준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완벽한 준비를 통해 영토주권 확립과 울릉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올 하반기 실시설계가 시작되는 울릉공항에는 50인승 소형 여객기가 취항할 계획이며, 서울에서 울릉까지 1시간, 요금은 9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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