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유입<해외 직접 투자
세계의 공장에서 자본 강국으로
중국이 ‘자본 순유출국’이 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자본 강국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다.
21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ㆍ실제 사용 외자)는 1,196억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비 금융 분야 대외 직접 투자는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 1,02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1%나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분야 대외 직접 투자까지 합칠 경우 지난해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액은 1,200억달러를 넘는다고 양성만보(羊城晩報) 등이 전했다.
쑨지원(孫繼文)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재투자하고 제3국을 통해 투자한 것까지 포함할 경우, 중국은 이미 자본 순유출국이 됐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쑨 대변인은 “이는 자연스런 흐름으로, 중국이 경제무역대국에서 경제무역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개혁개방 이후 주로 수출과 해외 자본 투자 유치에 의존했던 중국의 성장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뜻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대외 투자는 지난 10여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2002년 대외 직접 투자액은 27억달러에 불과했다. 그 해 중국이 이용한 외자는 527억달러였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는 1,200억달러를 초과, 12년만에 45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투자는 전년 대비 23.9% 증가, 120억달러에 달했다. 대유럽 투자도 1.7배나 늘어나 101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대외 투자를 크게 늘리는 이유는 외환 보유고가 넘쳐 중국 정부와 기업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3조8,400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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