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서울 SK가 시즌 후반기 위기를 맞았다. 그 동안 재미를 봤던 ‘포워드 농구’는 김민수(33)와 박상오(34)가 잇달아 부상으로 빠져 나가 균열이 생겼다. 지난달 29일 발목을 다친 김민수는 이달 말 복귀를 점쳤지만 회복 속도가 더딘 탓에 내달 초에나 돌아올 수 있다. 17일 탈장 수술을 받은 박상오도 복귀까지 2~3주가 걸릴 전망이다.
선두 SK는 19일 안양 KGC인삼공사전 패배로 2위 울산 모비스와 격차가 0.5경기로 줄어들었다. 문경은(44) SK 감독은 “순위 싸움 최대 위기가 왔다”고 걱정했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생기자 “마치 이순신 장군이 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앞두고 남아있는 전선이 12척에 불과한 것을 빗댄 표현이다.
SK는 더구나 22일 모비스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즌 다섯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결과에 따라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 앞선 세 차례 격돌에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였는데 하필 정상 전력이 아닐 때 얄궂게 만나는 상황이다. 함지훈(31ㆍ198㎝)-문태영(37ㆍ194㎝)-리카르도 라틀리프(26ㆍ200㎝)가 버티는 모비스의 빅맨 라인업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문 감독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코트니 심스(32ㆍ206㎝)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2012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 심스는 올 시즌 제 몫을 못했다. 매 시즌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했지만 올해 평균 7.23점으로 뚝 떨어졌다. 시즌 초반 부상 영향도 있고, 애런 헤인즈(34ㆍ201㎝)가 주로 뛰다 보니 출전 시간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심스를 잘 살리면 SK는 큰 힘이 된다. 박상오는 심스에 대해 “포스트 플레이가 좋고 2대2 플레이를 잘한다. 공격 리바운드 능력도 뛰어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심스가 힘을 내기 위해서는 골 밑에서 좋은 위치를 잡았을 때 동료들이 공을 잘 넣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공격 제한 시간을 허비만 하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슛을 던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문 감독은 “심스가 자리를 잡으면 좋게 끝나는데 안 좋으면 잘 안 풀린다”면서 “우승을 목표로 간다면 심스를 활용해야 한다. 지금 위기를 넘기면 플레이오프 때 더 큰 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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