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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사주풀이 배우는 청년들

입력
2015.01.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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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이면 사주는 20 노력이나 의지 없으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사주, 관상에 푹 빠져 아예 직접 배워보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청년들도 있다. 묻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해석까지 해보겠다는 것이다. 대학생 최인섭(25ㆍ가명)씨는 6개월 전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허영만의 '꼴'을 보고 관상학을 접했다. 허영만의 '꼴'은 관상학의 대가라 불리는 신기원씨의 소설 '꼴'을 만화로 옮긴 것. 책을 통해 접한 관상학의 세계는 빨려 들어갈 듯 흥미로웠다.

관상학에 푹 빠진 최씨는 이후 '마의상법'을 읽으면서 본격적으로 관상학을 익히기 시작했다. '마의상법'은 송나라 진희이가 마의 선사로부터 전수받은 상법도를 적은 책으로 관상학의 최고 고전이다. 최씨는 "관상학은 수학처럼 '1+1=2'라는 딱 떨어지는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면서도 "사람들의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나 전반적인 분위기 등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성욱(33ㆍ가명)씨도 고등학교 때부터 사주와 관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 진학 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사범대에 재학 중이던 이씨는 다른 길을 꿈꾸며 방황하고 있었고 결정을 내리기 위해 사주, 관상 등 다양한 점집을 찾아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갈 때마다 좋은 말만 해주는 게 영 미심쩍었던 것이다. 이씨는 "긴가 민가 할 때 너무 좋은 말만 들으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며 "내가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주와 관상을 배우며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단순한 정보의 조합이 아니라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그 외모가 품은 기록들과 생년월일을 통해 한 사람의 역사를 되짚어 가는 것 또한 더 없이 매력적이었다. 이씨는 "이를 공부한 후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그만큼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공부해보고 사람들 살펴보니 기계적인 공식이나 정답이 따로 있는 게 아닌 만큼 해설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이씨는 "인생이 100이면 사주는 20정도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주에서 어떤 말이 나오든 그에 따르는 노력이나 의지가 없으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고 당부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정새미 인턴기자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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