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생태 복원을 위해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가 밀렵도구에 잇달아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단은 대대적인 사냥도구 수거 활동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공단은 명종 위기인 여우 복원을 위해 2012년부터 3차례에 걸쳐 18마리의 여우를 소백산에 방사했다. 하지만 12마리가 사고를 당해 현재 6마리만 남아 있다.
밀렵도구인 창애(타원형 덫)에 희생된 여우가 5마리로 가장 많았고, 사체에서 농약이 검출된 경우가 3마리,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4마리였다. 창애에 걸린 5마리 중 2마리는 목숨을 잃었고 3마리는 다리를 절단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원주지방환경청, 영주시, 단양군 등의 협조를 얻어 사냥도구 수거를 시작했다. 요즘 같은 겨울철은 야생동물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며 올무나 창애와 같은 밀렵도구에 의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방사한 여우들이 국립공원 안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에 인근 지역까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의 협조가 필수”라고 말했다. 야생동물로부터 닭을 보호하기 위해 양계장 인근에 설치된 창애에 걸려 희생된 여우도 있는 만큼 지역 주민의 이해가 절실한 것으로 공단 측은 보고 있다.
공단은 2004년부터 추진한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도 반달곰이 공원경계를 벗어나 사고를 당하는 문제를 겪었지만 지역 사회에 대한 꾸준한 이해와 설득으로 지금은 비교적 안정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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