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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오늘의 연애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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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오늘의 연애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합니다"

입력
2015.01.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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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소극적이지만 '썸' 싫어

'서른 전에 로맨틱 코미디' 제안에

해 본 적 없는 밝은 역할이라 끌려

늘 성격과 다른 캐릭터 선택

남들보다 늦게 발동 걸리는 편

연합뉴스
연합뉴스

문채원(29)은 산책하는 철학자처럼 느리다. 나지막하게 천천히 걷는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봄날 아지랑이에 취하듯 나른해진다. “어릴 땐 더 느렸어요. (대구에서 서울로 와서) 사투리 고치기 시작했을 땐 외국에서 살다 왔느냐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목소리가 너무 느리고 작아서…. 일부러 고친 적도 있는데 속도에 신경 쓰느라 원래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잃어버리게 되더군요. 굳이 일상에서까지 이럴 필요 있나 싶어서 평소대로 살고 있어요.“

14일 개봉해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으며 순항 중인 영화 ‘오늘의 연애’에서 기상캐스터 현우 역을 맡은 문채원은 평소의 모습을 2배속으로 재생한 듯 바삐 움직인다. 유부남 동진(이서진)에게서 받은 상처를 달래려 18년 지기 친구 준수(이승기)를 불러내고, 준수의 고백에 갸웃하다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연하남 효봉(정준영)을 만난다. 평소의 단아하고 청순한 모습과 달리 욕을 입에 달고 살며 술에 취하면 주사도 부린다.

“승기는 준수와 80% 정도 닮았다고 하던데 전 현우와 20%도 닮지 않았어요. 현우처럼 씩씩한 성격도 아니고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마시거든요. 이렇게 밝은 캐릭터는 해본 적이 없어서 더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원래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서른이 되기 전에 로맨틱 코미디 한 번 출연해보라’는 주위의 제안도 있었고, 캐릭터가 주체가 되는 영화라는 점도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습니다.”

‘오늘의 연애’는 문채원의 두 번째 영화다. 첫 작품은 2011년 ‘최종병기 활’이었다. 그간 TV 드라마에 치중한 건 “(제안 받은 영화 중)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3년 드라마 ‘굿 닥터’ 이후 시간을 두고 작업하는 것이 그리워 영화를 택했다고 한다.

“제가 연기 활동 하기엔 재미없는 구석이 있어요. 일상에선 차분하고 조용한 걸 좋아하죠. 배우들은 자기 성격과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하는데 저도 그래요. 제 성향과 안 맞는 캐릭터들을 선택하게 돼요. 그래서인지 그 캐릭터들과 저 자신이 잘 일치하진 않는 것 같아요. 게다가 발동이 늦게 걸리는 편이어서 다른 배우들보다 (TV 드라마 기준으로) 1, 2회쯤 늦게 호흡을 찾아요. 못 느끼면 못 느낀 대로 그냥 두려고 하지, 온전히 못 느꼈는데 거짓말하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도 이번엔 그 느낌을 빨리 찾아서 연기했어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에 연애할 때도 소극적인 편이라는 문채원에게 ‘오늘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바람 한 점 없이 조용하다”며 웃었다. “부모님 생각도 해야 하고 저만 좋다고 덤빌 수 없는 나이죠. 직업도 그렇고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마지막 연애는 1년쯤 됐는데 아득히 느껴지네요.”

문채원은 겉으론 부드러워 보이지만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고집이 센 배우다. “하기 싫은 작품을 억지로 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연애에 있어서도 애매하게 ‘썸’(사귈 듯 말 듯 하는 줄타기 하는 관계) 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관계라면 뭐가 남을까 싶어요. 저요? 제가 그러면 큰일 나죠. 보는 눈이 한둘이 아닌데.(웃음)”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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