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라인업·전술 구사… 상대팀 "예측불허" 두려워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상대한 ‘적’들은 골머리가 아팠다. 매번 선발이 바뀌는 변화무쌍한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에 대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부상과 감기 몸살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베스트11을 구성하며 상대팀을 괴롭혔다. 22일 오후 4시30분 호주 멜버른에서 한국과 8강전을 벌이는 우즈베키스탄도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떼 축구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22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골키퍼 정성룡(30ㆍ수원 삼성)만 한번도 출전하지 못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출전 기회를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21명을 1차례 이상 선발로 출전시켰다. 기존 베스트11에 1~2명 정도만 바뀌는 일반적인 방법을 쓰지 않았다.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선수 가운데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4명에 불과했다. 무려 7명이나 선발을 교체했다. 17일 호주와의 3차전에서는 쿠웨이트전과 비교해 6명이 새로 선발로 출전했다. 조별리그 세 차례 모두 선발로 나선 선수는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 박주호(28ㆍ마인츠), 김진수(23ㆍ호펜하임) 3명뿐이다.
상대팀은 한국의 선발을 쉽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맞춤형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공격력 부실 논란을 받고도 무실점 3전 전승으로 8강행을 확정했다. 한국이 4개국씩 한 조에 편성돼 조별리그를 치르는 제도가 도입된 1996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이후 3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되는 도깨비 전술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해 누가 나서도 차이가 없도록 선수단을 운영하는 것은 모든 감독의 꿈이다. 나도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도 예상을 깨는 선발 라인업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면서 다양한 옵션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구자철(26ㆍ마인츠)이 호주전에서 팔꿈치 인대를 다치면서 선발 변화는 불가피하다. 구자철의 빈자리를 누구에게 맡기느냐에 따라 다양한 선수 구성이 가능하다.
남태희(24ㆍ레퀴야)나 이명주(25ㆍ알 아인)가 구자철의 공백을 메우게 되면 이근호(30ㆍ엘 자이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돌릴 수 있다. 파격적으로 3경기 연속 중원을 책임졌던 기성용을 전진 배치하면 박주호와 한국영(25ㆍ카타르SC)이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출 수도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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