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처음 불이 시작된 사륜오토바이의 운전자 김모(53)씨에 대해 실화와 과실치사상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전 9시 15분쯤 의정부3동 대봉그린아파트(10층) 1층 우편함 옆에 세워둔 자신의 오토바이에서 불이 나게 해 4명이 숨지고 12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화재 2분여 전쯤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추운 날씨 탓에 키가 잘 빠지지 않자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키 박스에 열기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 박스는 배터리 등과 전선으로 연결이 돼있는 곳으로 경찰은 이 열기에 전선 일부가 녹으면서 합선이 일어나 불꽃이 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원인은 사륜오토바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대봉그린아파트와 불이 옮겨 붙은 드림타운아파트(10층), 해뜨는마을아파트(15층)에서 건축법과 소방법 위반 사항을 확인, 건축주 서모(63)씨 등 3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아파트의 10층 오피스텔은 주거용이 아님에도 원룸으로 쪼개 임대됐고, 해뜨는마을아파트 옥상에는 허가 나지 않은 가건물이 건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봉그린아파트 등의 방화문에 자동폐쇄장치(도어클로저)가 달리지 않는 등 부실 시공(본보 15일자 9면)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건축주와 설계ㆍ감리자, 시공업체 관계자 등 모두 1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며 “불길이 삽시간에 확산된 원인 등도 밝혀내 관련자를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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