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 2억달러 안 주면 죽일 것" 협박 동영상 공개… 열도 충격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2억 달러의 몸값을 주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이 20일 공개됐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동영상에는 복면 괴한이 칼을 든 채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일본인 인질 2명과 함께 등장해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해 “우리 여자들과 아이들을 죽이고 이슬람 교도의 집을 파괴하는 작전에 1억 달러를, IS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별도의 1억 달러를 기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가 IS와 전쟁하기 위해 2억 달러를 기부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다”며 “72시간 이내에 몸값으로 2억 달러를 지불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는 중동 순방 중인 아베 신조 총리가 이집트에서 IS 대책으로 2억 달러 지원 의사 밝힌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AP는 괴한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영국과 미국 인질 참수 때 등장한 영국 국적의 대원과 닮은 인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인질로 붙잡힌 일본인은 유카와 하루나와 고토 겐지로 알려졌다. 유카와는 자신의 블로그 등에 민간군사기업(PMC) 대표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IS의 공세가 지속되는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를 방문한 뒤 8월말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에 갔다가 붙잡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현장 사진을 찍고 싶다며 반정부 무장조직과 동행을 원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을 저널리스트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토는 프리랜스 언론인으로 유카와가 IS에 인질로 잡힌 뒤 반정부 세력과 연락하면서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으며, 지난해 10월 중순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대를 취재하던 중 연락이 끊겼다.
아베 총리는 동영상 공개 직후 이스라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에 굴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국과 협력해서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했다.
IS는 지난해 8월 미국인 기자를 시작으로 영국 등 IS 격퇴작전을 벌이는 주요국 구호활동가, 언론인 인질 수 명을 동영상을 통해 공개 살해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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