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3개교 분석해 보니 국어 A등급, D고 96% C고는 0%
특목> 자사> 일반 서열화 뚜렷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과목별 내신 절대평가 등급을 살펴본 결과 학교별로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내신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를 2019학년도 대학 입시에 적용할지 여부를 올해 결정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도입할 경우 고교등급제가 더욱 공고화되고 성적 부풀리기가 횡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2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서울 소재 243개 고교 1학년의 작년 1학기 성취도(절대평가)를 조사한 결과,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A등급 비율이 학교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90점 이상이면 A등급을 받게 되는데 국어의 경우 대원외고의 A등급 비율은 96.2%였지만 송파구의 일반고인 C여고는 단 한명도 없었다. 90점을 넘은 학생이 대원외고는 대부분인데 C여고는 없다는 의미다. 수학의 경우 자율형사립고인 양정고에선 학생 90.5%가 A등급을 받은 반면 노원구 H여고 학생 중 A등급을 받은 비율은 0.4%에 그쳤다. 영어에서도 대원외고는 학생 86.5%가 A등급을 받은 반면, 노원구 Y여고는 1.3%만 A등급을 받았다. 서울지역 전체 학생 가운데 A등급 비율은 국어 17.2%, 수학 16.3%, 영어 20.2%로 조사됐다.
과목별 A등급 학생 비율을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설립 유형별로 분류하면 국어의 경우 각각 44.4%, 18.3%, 15.2%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학의 A등급 비율도 특목고 34.1%, 자사고 22.9%, 일반고 14.2%의 순이었으며, 영어 A등급 비율 역시 특목고 40.9%, 자사고 21.9%, 일반고 18.5%의 순이었다. A등급 학생 비율이 ‘특목고자사고일반고’의 서열화가 뚜렷한 것이다.
교육부는 현 고1 학생들의 경우 보통교과에 대해 절대평가 방식인 성취평가제를 적용하되, 성취평가 결과의 대입 반영은 2018학년도까지 유예했다. 이들이 대학에 지원할 때는 기존처럼 석차 9등급,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대학에 제공하는 것이다. 대신 교육부는 올해 고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19학년도부터 성취평가 결과를 대입에 반영할지를 올해 결정한다.
문제는 절대평가 등급 비율이 학교별로 차이가 큰 상황에서 이를 대입에 곧바로 적용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당장 고교등급제가 심화될 것이고 등급을 올려주기 위한 성적 부풀리기가 만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교별로 시험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A등급 비율이 널뛰기 할 수 있는데 이 등급이 객관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시험을 쉽게 내 A등급 몰아주기 등 성적 부풀리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비 없이 절대평가를 대입 전형에 도입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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