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최저… 고속성장 마감
중속성장 '뉴 노멀' 시대 진입
"수출ㆍ투자ㆍ소비 늘리기 어려워"
올해 성장률 6%대 하락 전망도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7.4%에 그쳐,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은 6%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63조6,463억위안(약 10조2,3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이어 연간 GDP가 10조달러를 넘는 두 번째 국가가 됐다. 이는 또 지난해 일본 GDP(약 4조8,000억달러)의 2배를 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방향성이다. 2007년 14.2%에 달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1년 9.3%, 2012년과 2013년엔 7.7%를 기록한 뒤 이제 7.4%까지 내려 앉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 목표는 ‘7.5% 안팎’이었다. 중국 정부는 ‘목표 범위 안에 들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사실상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일단 세계 경제의 침체로 중국의 수출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해 수출액은 14조3,912억 위안으로 2013년에 비해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액은 12조423억 위안으로 아예 0.6% 감소했다. 그나마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와 소비의 덕이 컸다.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액은 50조2,005억 위안으로 2013년보다 15.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개발 투자액도 9조5,036억 위안으로 10.5% 증가했다. 또 소매 판매액은 26조2,394억 위안으로 12% 늘어났다. 지난달말 현재 중국의 통화량(M2ㆍ광의통화 기준) 잔액도 122조8,400억 위안으로 1년 전에 비해 12.2% 증가했다.
문제는 중국의 올해 GDP 증가율은 더 낮을 것이라는 데 있다. 중국의 지난해 분기별 GDP 추이는 1분기 7.4%, 2분기 7.5%, 3분기 7.3%, 4분기 7.3%로 하향세가 이어졌다. 차오허핑(曹和平)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올 2분기까지는 성장률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여 연간으론 7%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이미 중속 성장이란 ‘새로운 상태’(新常態)로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신상태’란 고속 성장 시대가 저문 만큼 7% 안팎의 중속 성장을 새로운 기준(New Normal)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중국 경제의 화두다. 주바오량(祝寶良)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도 “제조업의 공급 과잉으로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큰 상태여서 2015년 경제성장률은 2014년보다 낮은 7%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국무원 산하 기관의 한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긴 힘들고,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투자도 늘리기 어려운 상태며,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2015년과 2016년엔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 봐도 연간 1,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 사회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의 지니계수가 0.469로, 전년보다 빈부 격차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