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ㆍ버벌진트ㆍ양동근과 협업
록이 아닌 발라드ㆍ팝 등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갈증 풀어

“제가 이런 곡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록밴드 씨엔블루(CNBLUE)의 리더이자 보컬 정용화가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정용화는 20일 솔로앨범 ‘어느 멋진 날’을 발표했다. 씨엔블루에서 주로 기타ㆍ베이스ㆍ드럼이라는 록밴드의 기본 구성에 충실한 음악에 머물렀던 정용화는 이번 음반을 통해 발라드와 팝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다.
음반과 동명의 타이틀곡인 ‘어느 멋진 날’이 발라드라는 것부터 정용화의 ‘다른 음악에 대한 욕구’가 드러난다. 정용화는 “2년 전부터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출발하는 단독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며 “씨엔블루 음악과 차별화되면서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한 곡씩 만들다 보니 열 트랙이 쌓여 정규 앨범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에는 다른 음악가들과의 합작곡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밴드 YB의 보컬 윤도현, 래퍼 버벌 진트와 양동근이 힘을 보탰다. 정용화는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보다 파트너에 맞춰 곡을 내놓았다. 정용화가 자신의 우상 윤도현의 곡을 모델로 삼아 썼다는 ‘추억은 잔인하게’는 마치 윤도현의 곡에 정용화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원기옥’은 버벌 진트가 제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원기옥은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기술명으로 ‘힘이 떨어졌을 때 지구인들의 힘을 나눠 받는’ 기술이다. 버벌 진트와 정용화는 이 기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에너지가 부족하니 힘을 달라는 낭만적인 가사로 풀어냈다. ‘마일리지’는 정용화가 양동근과 통화하던 중 “(아내에게) 평소에 잘해주면서 마일리지를 쌓아놨다가 이럴(놀러 갈) 때 쓰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착안해 썼다. 정용화는 “씨엔블루 시절에는 혼자 곡을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한정된 영역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며 “선배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즐기면서 곡을 쓴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협업하지 않은 곡 중에서는 아픈 사랑 이야기와 스스로의 어두운 감정을 절절히 풀어낸 ‘니가 없어도’와 ‘마지막 잎새’가 주목할 만하다. 정용화가 특별히 애착을 둔 ‘니가 없어도’는 “실험적인 편곡으로 헤어진 뒤 괜찮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괜찮지 않은 마음을 나타낸” 곡이다. ‘마지막 잎새’는 “위로하는 말조차 듣기 싫을 정도로 힘들고, 혼자 있고 싶을 때 쓴 곡”으로 진정한 치유의 의미를 담았다.

정용화는 “이번 음반의 만족도는 최고”라면서도 “여성 가수와 함께 부른 곡이 없으니 다음에는 달달한 듀엣곡을 해보고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로는 아이유, 에일리와 선우정아를 지목했다. 그는 특히 선우정아를 두고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라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정용화는 “솔로 앨범을 냈다고 해서 씨엔블루를 버린 게 아니”라면서도 “이번에 한을 풀었으니 씨엔블루 곡도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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