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정당 유신당을 하시모토 도루(사진) 오사카 시장이 19일 “민주당이 지금 그대로라면 아베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신당 대표를 사직하고 최고고문을 맡고 있는 하시모토는 18일 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오카다 가쓰야 대표가 민주당과 유신당 합당을 통한 야권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세력의 일부인) 공무원 노동조합에 기대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시모토의 발언은 민주당에게 야권 재편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면에는 최근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오사카 행정 구역 재편을 실현하기 위해 아베 신조 총리에게 추파를 던진 의미가 짙다.
아베 총리는 중동을 방문하기 직전인 14일 간사이TV에 출연, 오사카시와 일부 정령시로 구성된 오사카부를 도쿄 23구처럼 특별구로 재편하는 오사카도 구상에 대해 “이중 행정을 없애고 주민 자치를 확대하는 의의가 있다”며 하시모토의 개혁에 손을 들어줬다.
하시모토가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오사카도 구상을 아베 총리가 갑작스럽게 높이 평가한 것은 유신회의 힘을 빌어 개헌에 나서겠다는 속내가 담겨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달 총선에서 연립여당을 합쳐 개헌안 발의 요건인 3분의 2 의석을 확보했으나, 참의원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기 위해서는 유신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 달 총선을 ‘대패’라고 자처한 하시모토는 오사카도 구상을 실현시키는 것이 인기 회복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긴다. 하지만 이 구상에 반기를 들고 있는 정당은 다름아닌 아베 총리의 연립정당 파트너인 공명당이다. 하시모토는 개헌 찬성의 반대 급부로 아베 총리가 공명당을 설득해주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시모토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말 고맙다”며 헌법 개정에 관해 “꼭 필요하다. 가능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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