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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무엇을 남겼나…시즌 1·2 되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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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무엇을 남겼나…시즌 1·2 되돌아보니

입력
2015.01.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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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시즌 1, 2를 통틀어 '최고 스타'로 등극한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 마지막 방송에서 아빠에게 영상편지를 남기고 있다. TV화면 캡처.
'아빠 어디가' 시즌 1, 2를 통틀어 '최고 스타'로 등극한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 마지막 방송에서 아빠에게 영상편지를 남기고 있다. TV화면 캡처.

육아예능 열풍의 물꼬를 튼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2년간의 장정을 마쳤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4.9%로 시청률 20%를 넘은 전성기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마무리다. 하지만 졸업여행 분위기 만큼은 훈훈했다. 아이들은 영상편지를 통해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뜻밖의 선물에 아빠들은 진심 어린 눈물을 흘렸다. 진정성 있는 마지막이었다.

연예인 아빠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대중과 소통을 이어갈 테지만, 아이들은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됐다. 아쉬움을 달래는 마음으로 2년을 되돌아봤다. 그동안 아이들과 아빠들은 얼만큼 성장했을까.

1. 아빠보다 더 유명해…'아빠 어디가'가 낳은 스타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지난 2년간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윤후의 인기비결은 배려 깊은 성격과 귀여운 먹방. 특히 성인 못지 않게 이해심 많은 성격이 시청자의 마음을 샀다. 자연스럽게 윤민수와 그의 아내도 '모범 부모'로 등극했다.

아나운서 김성주의 아들 민율은 시즌 1 형제특집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 2에 입성했다. 민율은 1년 동안 키가 10cm나 자라며 폭풍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키 뿐만 아니라 인성도 한뼘 성장했다. 방송 초반 민율은 다른 아이에게 젤리를 양보하지 않고 다급하게 입에 넣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근 방송 분에서는 동생 다윤(배우 정웅인 딸)에게 바나나를 양보하고 책을 읽어주는 등 자상한 오빠로 변했다. 1년간 수 차례 타인을 대하며 배려하는 법을 배운 모습이다.

아빠 스타도 나왔다. 그동안 예능에 노출되지 않았던 전 축구선수 안정환이 시즌 2에 영입됐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낯설어했으나 다른 출연자들과 친해진 후에는 망가지는 모습도 개의치 않으며 활약했다. 더불어 서툴었던 아들과의 관계도 다시 쌓으며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마지막회 안정환은 "내가 아버지에게 사랑을 못 받아서 아들을 어떻게 대할지 잘 몰랐다. 이 여행이 앞으로 아들하고 제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시즌 1 멤버들. MBC 제공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시즌 1 멤버들. MBC 제공

2. '참신한 예능' 탄생부터 캐스팅 논란·불화설까지…

당초 '아빠와 자녀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 판도와는 맞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같은 버라이어티 예능이 주였다.

그런데 의외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어린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통했다. 방송에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평소 행동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가수 윤민수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솔직히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고 할 정도. 제작진은 아이들에게 방영 기간 방송을 보여주지 않는 철칙으로 순수성을 유지했다. 프로그램의 취지를 잃지 않고 방송한 결과 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타는 쾌거를 얻었다.

시즌 1과 달리 시즌 2에서는 난관이 많았다. 캐스팅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제작진은 과거 실언으로 여론이 좋지 않던 가수 김진표를 영입했다. 들끓는 여론을 무릅쓰고 촬영을 감행했으나 결국 김진표가 자진하차 했다. 새 멤버로 정웅인과 그의 딸 세윤이 들어왔다.

세윤의 입성으로 다시 활기를 찾는 듯 했으나, 이번엔 매번 비슷한 콘셉트와 형식들이 제작진의 발목을 잡았다. 시청자들은 1년 넘게 같은 포맷의 방송을 보면서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했다. 여기에 경쟁작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선전으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시즌 1과 달리 아빠들이 제각각 여행을 가는 횟수도 잦아지면서 불화설이 터지기도 했다.

3. ‘아빠 어디가’가 남긴 것… 육아에 대한 ‘대리만족’ 선사

그럼에도 '아빠 어디가'의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아직 다수다. 해당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떠나 육아 교과서로, 동심의 창으로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

최근에는 취업이 늦어지면서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고민도 깊어져 가족과 행복의 의미를 찾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이 같은 현대인의 니즈와 맞물려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이나 부모와 아이의 소통 과정을 그리는 형식은 예능을 넘어 교양프로그램의 역할도 일부분 수행했다는 평이다. '아빠 어디가' 애청자 이모(30·회사원)씨는 "아직 미혼이지만 결혼적령기라 육아에 관심이 많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부분이 있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일주일 쌓인 스트레스가 치유되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보기

경제적 측면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했다. 전국에 캠핑 열풍이 일었고 키즈 아웃도어 등 육아용품 매출이 급신장했다. 시즌 1 때는 윤후의 먹방에 힘입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관련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이대로 묻히기에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제작진은 '아빠 어디가' 시즌 3을 제작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언젠가는'이라는 제약이 붙었다. 잠정적 휴식기로 현재 시즌 3에 대한 내용은 오고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빠 어디가'의 후속으로는 야생동물과 연예인이 자연에서 교감하는 모습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 '애니멀즈'가 방송된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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