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굵고 뜨는 방법도 간다
초보자도 1시간이면 완성
백화점에 매장… 강좌 북적
올 겨울 히트 최고 패션 히트상품을 꼽으라면 굵은 털실 모자를 빼놓을 수 없다. 겨울철 털 모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통상적이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우선 털실의 지름이 2㎝에 달하는 굵은 털실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 완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직접 떠야 하는 DIY(Do It Yourself) 제품이 인기라는 것이다. 다들 바쁜 시대에 누가 털 모자를 직접 뜨겠나 싶지만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굵은 털실 모자의 원조인 ‘루피망고’를 판매하는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플레이울’ 매장에서 굵은 털실은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며 뜨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좌에도 손님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해 tvN의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배우 최지우가 루피망고의 털모자를 쓰고 나온 데 이어 KBS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사랑이 엄마 야노 시호가 배우 송일국의 아들들인 ‘삼둥이’에게 루피망고 모자를 선물하며 주목을 받았다. 물론 사랑이도 빨간 루피망고 모자를 썼다. 또 가수 엄정화, 배우 박신혜 등 유명 연예인들이 굵은 털실 모자를 쓴 모습을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백화점뿐 아니라 온라인몰, 동대문 시장에 뜨개질 바람이 불었다.
뜨개질 열풍은 참신한 디자인도 한 몫 했지만 한 시간이면 뚝딱 만들 수 있다는 편리함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털이 굵고 뜨는 방법도 단순한 ‘겉뜨기’를 반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갤러리아백화점 루피망고 매장을 찾아 김나영 대표에게 모자 만들기를 배웠다.
먼저 굵은 털실과 20㎜ 굵은 바늘로 16코(스티치)를 잡아 모자 밑단을 완성한다. 코를 둥글게 잡은 다음에는 모양이 틀어지지 않게 주의하고 이후 11바퀴 겉뜨기를 한다. 이때 손에 힘을 주지 말고 느슨하게 뜨는 게 좋다. 너무 빡빡하게 뜨면 완성된 이후 모자가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다. 11바퀴 겉뜨기를 한 이후 두 코씩 줄여 뜨고 남은 털실은 매듭을 짓고 모자 안쪽 사이사이에 넣으면 된다. 김 대표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기자로서는 거의 10년 만에 해본 뜨개질이었고 손 재주가 없는 편임에도 1시간 정도에 완성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안정감을 갖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더라”며 “빠른 시간 내에 직접 완성하는 성취감까지 더해져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뜨개질 방법만 익히면 굵은 털실로 모자뿐 아니라 방석, 아기 옷 등 또 다른 제품도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뜨개질하면 구시대적인 느낌이 있는데 올 겨울 털실 모자 인기가 뜨개질을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니트 상의, 가방, 수영복 등을 만들 수 있는 털실을 선보이고 관련 강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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