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시위를 당긴 듯 허리를 굽힌 채점관의 눈길이 매처럼 날카롭다. 팽팽한 긴장감에 숨마저 멎을 것 같다. 서울 성균관대 넓은 강당에 미술 디자인 수험생들의 실기 작품이 펼쳐졌다. 대학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말 많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들은 학부모를 초청하기도 하고 언론의 카메라 앞에 채점 과정을 공개한다. 99점에서부터 80점에 이르기까지 서열이 길게 매겨진 채점 현장은 조용한 전쟁터다. 실수는 치명상, 일발필살의 자세로 인재 고르기에 나선 채점관의 발걸음이 사선에 선 저격수보다 조심스럽다.
선임기자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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