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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햄스터, 일회용 장난감이 아닙니다"

입력
2015.01.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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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강아지나 고양이는 비용이나 관리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선택하는 게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 등 작은 동물 입니다. 작은 동물의 경우 값도 싸 쉽게 입양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양 부담이 작아서인지 일회용품으로 취급하는 사례도 늘어나 문제입니다.

햄스터 돌보기에 관한 책 ‘햄스터’를 쓴 김정희 수의사는 햄스터는 기존 반려동물과 습성이 많이 달라서 제대로 키우기 더 어렵다고 조언합니다. 햄스터 입양가는 약 1,500~8,000원 정도입니다. 햄스터는 대형마트, 인터넷에서 분양되고 있고 행사장이나 전시장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입양할 수 있다 보니 그만큼 쉽게 버려지고 학대 받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햄스터. 김정희 씨 제공
휴식을 취하고 있는 햄스터. 김정희 씨 제공

먼저 비용 측면에서 햄스터 입양가는 과자 한 두 봉지 값이지만, 이후 사료, 집, 간식, 의료비 등은 이보다 훨씬 많이 듭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니 쉽게 버려지고 있습니다.

김 수의사는 “대형마트에 갔다가 한 어머니가 자녀들 보여주기 위해 햄스터나 하나 사갈까 하는 얘길 들었다”며 “교육용으로 많이 데려가지만 어떻게 키워야 하는 지 몰라 결국엔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답답해 했습니다.

방치, 학대하는 방법도 다양한데 2009년 온라인에 햄스터를 믹서기에 넣어 돌린 영상이 게재된 데 이어 한 초등학생이 무자비하게 햄스터를 해부한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햄스터를 발로 밟아 죽이고, 파충류에게 먹이로 주면서 즐거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 수의사는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생명인데 그 생명이 받는 고통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명을 올바로 대하는 방법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먼저 입양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한 마리만 입양하는 것입니다. 햄스터는 영역 동물이며 야생에서도 다른 햄스터와 함께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햄스터는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거죠. 새끼를 죽이는 이유는 어미 햄스터가 새끼를 키울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암수를 함께 키운다면 5주 마다 한번에 7마리 태어나는 새끼들을 입양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암컷 한 마리가 평생 낳을 수 있는 새끼의 수가 약 106마리임을 감안하면 이를 다 입양 보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김정희 수의사가 기르던 햄스터.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김정희 씨 제공
김정희 수의사가 기르던 햄스터.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김정희 씨 제공

햄스터를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 토양은 강도가 강해서 굴을 만들기 어렵고, 또 굴이 없으면 은신처를 찾지 못해 결국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큰 동물이던 작은 동물이던 생명의 중요성은 동일합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함부로 취급해서도 안됩니다. 부모들이 쉽게 동물을 입양하고 또 버린다면 아이들도 그 모습을 배우고 자랄 겁니다. 동물을 입양하기 전 먼저 입양할 환경이 되는지 또 입양 후에 책임감을 갖고 키울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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