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감으로까지 거론되는 아일랜드의 현직 보건장관이 동성애자라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아일랜드는 오는 5월에 동성결혼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레오 바라드카르(38) 보건장관은 이날 국영방송 RTE 라디오1 채널에 출연해 “비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것도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말해왔던 것은 아니다”면서 “나는 게이다”라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국가로 보수성향이며 장관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바라드카르 장관은 중도성향의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엔다 케니 총리를 이을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차세대 대권 주자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인도계 부친과 아일랜드 모친 사이에 태어난 바라드카르 장관은 “내가 인도계 정치인, 의사 출신 정치인, 게이 정치인이라는 것이 나를 정의하는 게 아니다”며 “이것들은 단지 내가 누군인지를 말하는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바라드카르 장관은 4개월 뒤 치러질 동성결혼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민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찬성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국민투표에서 동성결혼 찬성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로는 아일랜드의 동성결혼 찬반 국민투표에서는 찬성 의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일랜드는 4년 전부터 동성 커플에게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빌 파트너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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