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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교수 처벌, 졸업생들까지 나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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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교수 처벌, 졸업생들까지 나섰지만…

입력
2015.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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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립여대 알고서도 미온 대처

진정서낸 교수들에 "학과에 불이익" 경고도

주말에야 징계위 구성 의결

영화 '구타유발자들'의 한 장면.
영화 '구타유발자들'의 한 장면.

수년간 제자와 여교수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사립여대 교수(본보 16일자 12면 ▶ 기사보기)에 대해 동료 교수들이 진상조사를 촉구한 이후 졸업생들도 학교 측에 가해자 처벌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가 미온적 대처로 일관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18일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해 10월 중어중문학과 A(49)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학교 측에 진상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한 피해 학생은 “졸업생들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총장 앞으로 호소문을 접수했고, 재학생들은 직접 진상조사를 바라는 서면을 학교 본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수 보복 등이 두려워 함구하고 있다가 중문과 교수들이 지난해 10월 17일 진정서를 제출한 이후 피해 내용을 학교 측에 적극 알리기 시작했다.

이들 학생은 A 교수의 성희롱과 여성 비하 언행이 상당 기간 지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A 교수는 2010년 자신의 전공수업에서 소설 ‘은교’를 언급하며, 수강생들에게 “노교수와 여제자의 사랑은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남자들은 젊은 여자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며 성관계 생각을 한다.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 “너희는 교수와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보통 여대에 근무하는 남자 교수는 (조심하느라) 학과 사무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학생과 만나지만, A 교수는 심부름을 명목으로 수시로 개인 연구실로 불러 들였다”고 전했다.

A 교수가 다른 대학 교수들과의 모임에서 모교 학생들에 대한 험담과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A 교수와 전공 세미나에 동석했던 모 대학원생은 “A 교수가 ‘우리 (학교) 애들은 멍청하고 돌대가리가 많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다른 피해 학생은 “학교 본부는 조사 진행 상황을 묻는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성희롱 피해 접수 즉시 가해 교수와 피해 학생들을 분리토록 하는 등의 조치도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중문과 교수들이 제출한 진정서도 2주가 지난 후에야 접수한 바 있다.

학교가 오히려 A 교수를 감싸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학교 관계자는 “한 고위 보직교수는 피해 학생들에게 공공연히 ‘A 교수만큼 중문과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진정서를 접수한 교수들에게도 ‘학과에 불이익이 클 것’이란 경고를 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은 1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A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이 관계자는 “징계위가 구성되기는 했으나 위원 면면에 대해 학교 측이 함구하고 있어 징계 수위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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