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충북과 제주를 차례로 찾은 데 이어 오는 22일 전북 현장최고위원회 개최를 예고하는 등 전국 민생투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지지기반인 50대와 대구ㆍ경북(TK) 민심마저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일찌감치 설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았다. 그는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03주년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의 근원을 맑게 하기 위해 큰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 겪고 있다”며 “천태종 200만 종도들이 돕는다면 개혁을 성공시켜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내 마음이 항상 깨끗하면 세상이 연꽃 천지’라는 대조사의 법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법요식 이후 점심도 거른 채 곧장 제주로 이동한 김 대표는 최대 지역현안 중 하나인 신공항사업 현장과 전기자동차 시범사업단지를 잇따라 방문해 지역민심을 청취했다. 김 대표는 19일에도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뒤 최근 희생자 재심사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4ㆍ3 평화공원과 충혼묘지를 참배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새해 들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한 이후 현장행보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국민적 공분을 산 보육교사의 원아 폭행사건과 관련해 서울의 한 어린이집을 찾아 아동학대 정책간담회를 여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김 대표의 잇단 현장행보는 여론의 관심이 민생 현안으로 옮아가게 하려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윤회 문건’ 유출로 촉발된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이 김 대표의 ‘수첩 파문’으로까지 번지는 등 연말연초 국민적 관심이 온통 여권의 내부 갈등 상황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로서는 이 같은 상황을 바꿔내지 못할 경우 한 달여 남은 설 연휴 기간 성난 민심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큰 것이다.
특히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35%까지 떨어지면서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비박계인 김 대표가 당내 계파 갈등은 물론 당청간 불통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김 대표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의 상황을 바꿔내야 할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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