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잇단 합동연설회, 안철수 의원도 참석해 눈길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들이 18일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 격돌했다. 2ㆍ8 전당대회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중 호남 비율이 과반인 점을 감안한 듯, 문재인ㆍ이인영ㆍ박지원(기호순) 의원은 이날 전남 화순과 광주에서 잇따라 열린 전남ㆍ광주 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에서 경쟁적으로 ‘김대중(DJ) 전 대통령 마케팅’을 강조하며 당심 잡기에 올인했다.
문 의원은 “국민들의 삶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우리 당 위기의 본질”이라며 “국민들의 삶과 함께 하는 생활정당으로 달라져야 하며 이제 호남이 변화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대중경제를 잇는 우리 당의 성장전략을 만들겠다”며 “김 대통령이 독재와 싸웠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주의에 맞섰다면, 저는 소득불평등과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또 “호남이 아닌 지역에서도 우리 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데는 제가 더 낫지 않겠느냐”며 호남 출신인 박 의원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박 의원은 조경태 의원이 이희호 여사를 찾아 ‘박 의원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는 말을 전한 뒤 “이 여사께서 ‘(박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고 전화했다”고 소개하며 DJ 향수를 자극했다. 그는 이어 친노패권론을 겨냥해 “당에 김대중 계파가 있느냐. 박지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해서 권노갑 고문과 김옥두 총장에게 공천 주겠느냐”라고 반문하고 “이제 와서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친노들은 안 쓸 것’이라고 하는 말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친노 좌장인 문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이 의원도 DJ 마케팅에 가세했다. 그는 “김대중 시대에는 친노와 비노가 없었고, 영남과 호남이 따로 없었다”며 “김대중에게는 당권ㆍ대권 논쟁도 없었고 계파 패권ㆍ지역 당권이란 낡은 구호도 더더욱 없었다”며 문ㆍ박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화순과 광주에선 각각 2,000명, 1,500명 가량의 당원들이 모여들어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열기가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안철수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 재임 시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이었던 문병호ㆍ주승용 의원이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것을 응원하기 위해서라는 게 안 의원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안 의원이 그간 전대와 거리를 두었던 것과 달리 조만간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안 의원은 “오늘은 인간적 도리를 다하고자 왔다. (문ㆍ주 의원은) 어려울 때 헌신적으로 저를 도와준 동지”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화순ㆍ광주=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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