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죽음을 추종하는 광신과 극단주의의 변명으로만 이용될 것이다.”(16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성직자위원회)“성스러운 종교를 믿는 성도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원칙이다.”(14일 이란 외무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또다시 등장시킨 샤를리 에브도의 새 만평에 대한 이슬람권의 분노가 전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만평에 반대하는 이슬람권 집회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등 서구를 향한 분노는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 반면 유럽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공포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AFP통신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중서부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서 17일 샤를리 에브도 만평 반대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청년들이 주축인 시위대 1,000여명은 교회와 비무슬림 상점, 프랑스 기업체 간판이 걸린 사무실을 공격했다. 니아메에서는 18일에도 시위가 계속돼 약 300명의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해산시키고 전직 장관을 포함 7명을 체포했다. 전날 니제르 제2도시 진데르에서도 시위가 일어나 민간인 4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시위대가 무함마드를 모욕한 데 분노를 표시했다”며 “한 명은 성당에서 산 채로 불에 타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에서는 17일 1만5,000여명이 규탄 집회를 가졌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는 만평 비난 낙서가 등장했다. 이슬람권의 항의에 대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표현의 자유가 없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가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문명 간 긴장이 증폭되는 가운데 유럽 국가 등은 테러 자행 가능성이 높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조직원들을 잇따라 체포됐다. 그리스 당국은 벨기에에서 경찰관 살해를 기도한 용의자 4명을 17일 아테네에서 체포했다. 그리스 경찰은 이 중 1명이 벨기에 베르비에시에서 적발된 테러 조직의 지도자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벨기에 당국은 연관성을 부인했다. 모로코 당국은 8명을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 모집 혐의로 체포했고 예멘 당국은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프랑스 국적 남성 2명을 잡아들였다.
검거작전 중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파리 테러범들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의심돼 16일 체포한 남성 9명, 여성 3명 중 여성들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당국도 16일 경찰관에게 총 쏘는 척을 한 남성 등 3명을 모두 풀어줬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알카에다 자금 모집책인 바그다드 메지안이 11년 간 복역 후 현재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며 “파리 테러와도 연관성을 지녔다”고 보도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 중 한 명인 셰리프 쿠아치와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범 아메드 쿨리발리는 교도소에서 급진주의자인 자멜 베갈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메지안은 베갈이 아프가니스탄 알카에다 캠프에 잠입하도록 가짜 여권을 제공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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