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북 '저속철 전락' 한목소리
오는 3월 개통을 앞둔 호남고속철도(KTX) 노선에 서대전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시, 전북도 등 호남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주 '호남고속철 운행계획 변경관련 회의'를 열어 호남고속철 노선에 전체 편수 가운데 20%를 서대전역으로 경유시키고 광주역 진입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계획안이 확정되면 서울-광명-천안아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송정 구간 고속철 가운데 오송-공주 구간은 오송-대전-서대전-공주 일반선로로 우회한다.
결국 전체 편수에서 20%는 당초 계획보다 45분 추가 소요돼 서울-광주까지 운행 시간이 기존 1시간33분에서 2시간18분으로 늘어 '저속철'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회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지난 6일 '호남고속철 운행계획 변경안'을 국토부에 제출함에 따라 국토부가 관계 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관련 지자체와 관계 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최종 노선을 결정하고 3월 호남고속철을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광주역 이용객과 일대 광주 동구와 북구 등 옛 도심 공동화를 우려, 광주송정역에 진입하는 호남고속철 일부를 광주역으로 되돌리는 스위치백(switchback) 방식을 요구했다. 이에 코레일 측은 광주역으로 진입하면 37분가량 추가 소요되고 안전사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시는 "광주역 진입이 무산되면 광주역 이용객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며 광주역 진입과 서대전역의 노선 제외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전북도도 이날 반대입장을 밝혔다.
도는 “서대전을 거치면 시간절감 효과가 전혀 없어 고속철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계획대로 오송에서 남공주를 거쳐 익산으로 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대전을 경유하는 KTX는 호남권 승객이 거의 이용하지 않아 적지 않은 적자를 내고 민원 발생도 많아질 것”이라며 “광주시, 전남도와 힘을 모아 애초 계획안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남선 KTX노선은 지역경제와 대전지역 이용객을 고려해 서대전역을 경유해야 한다는 대전권 요구와 저속철 전락을 우려하며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호남권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최종 확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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